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라임라이프 - 가족과 청춘의 소용돌이 속에서

효준선생 2010. 8. 17. 01:10

 

 

 

 

 

 

 

영화 라임라이프는 제목에 대해 약간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

미국 산악지대, 특히 사슴이 많이 사는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 전파되는 일종의 질병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사슴피속의 진드기를 매개로 사람에게 전파되는데 이 질병에 걸리면 두통, 오한, 의기소침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좀 심하면 발작과 정신질환에 이르게 하는 상당히 무서운 병인 셈이다. 한국인에게는 생소한 이런 질병을 제목에 달아둔 것은 그 질병이 가지고 있는 특이증상이 결국 평범한 인간의 일상과 매치해 뭐가 다를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라임라이프에는 두 가족이 등장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지만 어쩐지 좀 삐그덕거린다. 아버지의 바람끼는 가족들도 막지 못하며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알고도 모른척 한다. 아니 그려려니 할뿐이다. 대신 자신의 스트레스를 자신만의 취미생활과 아이들을 키우는데 쏟아 붓는다.

 

다른 한 가족의 아버지가 바로 라임병에 걸렸다. 사슴사냥에 나갔다 얻은 질병, 그의 눈에는 사슴이 환각처럼 보이고 간혹 우울증을 이겨내지 못하고는 마약을 흡입하곤 한다.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남편 대신 부동산 중개업으로 가장의 역할을 떠맡은 엄마, 그리고 그들의 딸.

 

이렇게 각기 상이한 가정의 아들과 딸이 친구처럼 만나는데, 그들고 나름의 고민이 있다. 바로 질풍노도의 청춘기를 보내는 중이다. 서로 좋아하는 듯하면서도 서로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지 못하는 남자, 그리고 그런 남자를 정신 못차리게 하는 여자, 그들의 어린 사랑은 어떻게 종결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가족이라는 하나의 덩어리에 소속되어 있으면서도 각개전투를 하듯 힘들게 살아가는 개개인, 그들의 관계는 마치 라임병에 걸린 환자와 다름 없다고 전제하고 카메라를 들이 미는 것 같아 보인다.

 

이 영화 라임라이프는 도넛 구조를 하고 있다. 도넛의 한 가운데 텅빈 공간안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제각각의 이야기를 하고 극을 끌어나가지만 전체를 감싸고 있는 것은 라임병에 걸린 아버지의 기상천외한 해결책이다.

 

앞에서도 말한 바 있지만 미국 어느 시골마을에서 발생한 일인지라 그들의 보여주는 정이라는 게 조금은 순박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외피에는 매우 단단한 파괴력에도 뚫지 못하는 생경함은 분명히 있다.

 

마약흡입, 베드신, 아버지의 일탈 등등으로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이지만 탄탄한 기획력과 배우들의 호연들이 선을 보인다. 이 영화에는 굉장히 낯익은 마스크의 배우가 둘 등장한다. 둘다 나홀로 집에의 히어로 매컬리 컬킨의 동생이라고 하는데 외모는 막내 동생이 훨씬 더 닮은 듯 하다. 그를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