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남쪽으로 튀어 - 인간답게 살아보자는데...

효준선생 2010. 8. 10. 01:40

 

 

 

 

중국은 영토가 넓혀서 중국인은 태어나 평생 자기나라 끝과 끝을 가보지 못하고 죽기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자기처럼 이곳에 올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흑룡강성 출신 관광가이드고 그가 말하는 곳은 해남도 천애해각이라는 곳이다.

天涯海角, 글자 그대로 하늘끝 바다바위라는 뜻으로 중국인들은 이말에서 아주 머나먼이라는 의미가 연상된다고 입을 모으곤 했다. 난 운이 좋았는지 두 번이나 이곳에 다녀온 적이 있다. 제주도 서귀포에 해당하는 이곳은 더 이상 걸어서는 앞으로 갈 수 없는 곳을 의미하기도 한다.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일본영화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이 말하는 남쪽이란 인간세상에는 없을 이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시작과 동시에 70년대로 보이는 흑백사진들, 그들은 강렬하게 무정부주의를 주장했다. 그리고 실패했다. 부부는 그 당시를 치열하게 살았던 인물로 보인다. 메가시티 도쿄에서 카페를 하며 근근히 먹고 살고 아이들 셋은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있다.


이들부부에게 찾아온 생활의 권태로움은 결국 인간답게 살기위해서 도쿄는 절대로 충분조건이 될 수 없음을 깨닫고, 물론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나기도 했지만, 단촐하게 짐을 싸서 일본의 최남단 오키나와로 간다.


영화는 도쿄에서 절반, 오키나와(실제는 오키나와의 부속섬)에서 절반을 찍었다. 개인적으로는 오키나와에서의 생활과 그곳의 풍광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그곳에 도착한 주인공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아보였음에 있다. 정말 넉넉지 못한 살림이지만 그들은 최선으로 다해 새로운 삶의 터를 가꾼다. 그리고 조금씩 희망을 키워나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런 그들을 괴롭히는 무리들은 다름아닌 도쿄에서 온 개발업자들, 그들은 이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을 철거하고 건물을 짓겠다며 들들 볶는다. 이제 우에하라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오키나와는 더 이상 갈수 없는 남쪽인데...배를 타고 더 나가면 그들만의 이상향을 찾을 수 있을까


영화 남쪽으로 튀어는 일본 현대인들의 각박하고 몰개성적인 생활을 버리고 젊은 시절의 가치를 위해 용기를 내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주변사람들은 그들을 비웃거나 혹은 격려를 해준다. 도시인들은 꿈꾼다. 한번쯤 공기맑은 시골가서 살고싶다고, 하지만 그게 그렇게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그래도 꿈을 꿀 수는 있지 않을까 어찌보면 막힌 구석이 없지 않은 우에하라씨의 언사속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상당부분 녹아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