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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디센트2 - 좀비 괴물만큼 두려운 폐소공포증

효준선생 2010. 8. 7. 05:00

 

 

 

 

사람은 평범한 상황하에 공포를 느끼기도 한다. 그 말은 누군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임에도 누군가에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고소공포증과 폐소공포증이 이런 범주에 들 것이다.

군대에서 훈련항목중 막타워라는 것이 있다. 10여 미터 정도 올라간뒤 뛰어 내리는 것인데 인간은 그 정도 높이에서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며 겁을 주기도 한다. 이말도 번지점프처럼 그 높이가 한 없이 올라가버린 뒤로는 별로 설득력도 없지만, 차라리 높은 곳에 올라가면 자유스러움을 느끼기에 별로 공포스럽지는 않다.

문제는 폐소공포증이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 갇히는 경우인데, 예를 들어 지진으로 무너진 더미속에서 가장 큰 고통은 움직일 수도 없고 이렇게 숨막혀 죽는 것은 아닐가 하는 심리적 공황이 가장 적이라고 한다.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나 지하철에 사람이 많은 것에 유난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

간혹 꿈속에서 좁은 골목으로 들어섰다가 출구가 입구보다 좁아지는 바람에 중간에 끼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어 질겁을 하곤한다. 영화 인셉션에서도 잠시 선을 보인바 있다.


영화 디센트2는 바로 이런 폐소공포를 다룬 영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지하동굴로 내려가 그곳에서 좀비급 괴물과 맞닥뜨린다는 설정이긴 한데 그보다 더 사람을 질식하게 만드는 것은 좁은 공간에 끼이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 더 공포를 유발하는 듯 싶었다. 영화의 절반은 동굴속 좁은 통로에서 엎드린채 기거나 혹은 물속에 들어갔다가 간신히 숨정도 쉴 수 있는 공간에 머물러 있거나 하는 류였다.

물론 가장 큰 공포는 괴물이지만 이 놈의 괴물과 만나면 일단 죽었다고 봐야 한다면 폐소야 말로 이 영화의 가장 큰 적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1편에 바로 이어진 듯 하다. 1편에서 혼자 살아돌아온 사라, 그녀에게서 사건이 심상치 않음을 알게 된 구조대원과 보안관등은 여전히 성치않은 사라를 길잡이로 앞세우고 다시 그 동굴안으로 진입한다. 광산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한참을 내려가는 그들, 삐거덕거리는 쇳소리가 결코 순탄치 않을 그들의 전조를 보여준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조난자를 구해 생환할 수 있을까


극도로 밀폐된 공간에 놓인 그들, 총격으로 인해 동굴이 무너지면서 아슬아슬하기만 했던 그들 사이의 틈이 확 벌어지고 만다. 영화는 이 부분에서 인간은 언제나 도움을 주고 받는 관계자가 맞을까 하는 의문을 던져준다. 갇힌자, 크게 부상당한자를 내버려두면 자신이 살 수 있을지 모른다면 과연 그걸 포기하고 구하려고 들까. 애석하게 이 영화는 절반씩 보여준다.

희생을 전제로 하는 공포영화가 그렇듯이 격리된 주인공들의 운명은 촌각에 달렸음은 직감할 수 있다. 단지 어떤 방식으로 누가 먼저인가만 남았을 뿐이다. 그리고 영화는 고어를 택한다. 결코 범상치 않은 캐릭터의 좀비괴물들, 인간의 형상을 한 그들은 오랜 지하생활을 하면서 시력은 퇴화되고 청각에만 의존한다. 이런 단점을 십분 발휘해 연명해가지만 그렇게 오래 가지도 못한다. 

처음에는 실루엣만으로 그 존재감을 부각시키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던 좀비 괴물은 막판에는 이목구비를 선명하게 드러내고 인간과 다름없는 생리현상까지 보여준다. 여기서 궁금했던 것은 1편에 언급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은 누굴까?


조난자를 구해보려고 투입된 구조대원들 대신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 막판까지 생명연장을 꿈꾸며 출구찾기에 몰입한다. 점프컷이 많고 이어지는 링커가 매끄럽지 않아 마치 부루마블 주사위놀이하듯 싶었다. 하나의 코너에서 미션을 완수하면 자동으로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것 같은, 한편 살기위해 발버둥치는 그들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무기도 시원찮고 나약해 보이는 여자들이 과연 좀비괴물들을 물리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러다 호러영화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다 죽고 한 두명만 살아남는 결말을 포기하는 것은 아닐지 괜한 걱정도 들었고 남자들은 왜들 저리 힘한번 못써보고 나가떨어지는 것인지 측은하기도 하고...


1편의 마지막은 유일한 생존자 사라가 살아남는 것으로 처리했다. 그리고 2편은 그 유일한 생존자 사라가 다시 굴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렇다면 2편의 유일한 생존자 “그녀”는 어떻게 될까. 영화 말미에 등장한 할아버지의 알 수 없는 행동에 3편을 염두해두었나라는 생각도 들고 흉측하고 무섭다기 보다 지저분하고 더러운 끈적거리는 좀비괴물도 사라진 것이 아닌지라 그들과의 지겨운 싸움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


액션 어드벤처 호러물인지라 싸움 장면과 피가 튀는 장면도 많다. 영화를 보고나서 무섭다고 수선을 떠는 관객도 몇몇 보였다. 그렇다고 어둔 밤 집에 돌아가는 길이 무섭지는 않을 것 같다. 설마 좀비괴물이 도시에 나타날리는 만무할 테니. 그나저나 좀비 괴물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며 왜 거기서 살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