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솔트 - 몸으로 승부한 팜프파탈

효준선생 2010. 8. 5. 01:15

 

 

 

 

 

 

7월에 꼭 보고 싶었던 영화중 하나가 솔트였다던 점에서 이월시킨 잘못은 내게 있었다. 남들보다 먼저보고 그 희열 혹은 실망은 먼저 전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시끌벅적했던 헐리웃 스타 안젤리나 졸리의 방한 행사로 인해 그 안에 섞여 옆사람과 몸을 부딪쳐가며 영화를 즐기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물론 개봉한지 일주일이 지난 평일 오후임에도 객석은 85% 정도 찼으며 내 옆자리 양쪽엔 건장한 남정네가 똬리를 틀고 있는 현실은 피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재미있을까. 이번주엔 이끼, 아저씨등 한국영화가 강세일 듯 함에도 솔트를 선택한 관객들도 적지 않음에 솔직히 놀랐다. 그 선택들은 어느 정도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영화를 다보고 나오는 관객들 사이로 액션으로 시작해서 액션으로 끝났네. 이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었다.


영화 솔트는 복잡하게 그림을 그려넣을 필요가 없다. 인셉션처럼 심리학을 미리 공부하는 것이 도움이 될만한 영화도 아니고 잔인한 공포 영화처럼 미리 그 정도를 가늠해 심리적 준비를 할 필요도 없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안젤리나 졸리의 두툼한 입술을 스크린 가운데 두고 긴박감이 충만한 그녀의 뒤를 따르다 보면 어느새 영화는 끝나고 만다.


영화의 핵심줄거리는 그녀가 어린 시절부터 각고의 훈련을 받은 킬러였으며 러시아와 미국을 오가며 이중간첩역할을 했다는 설정이다. 이런 정도의 시놉이라면 그동안 숱하게 보아온 첩보영화의 그것과 다름아니다. 그러나 이 영화가 볼만 했던 점은 그 강한 배역을 바로 “우리”의 졸리여사가 해냈다는 점이다. 그녀가 했든 대역이 했든 그것보다는 일단 여성 캐릭터가 심어놓은 센 이미지의 킬러의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그녀앞에 남자들, 그것도 나름대로 훈련을 받았을 것 같은 육중한 몸매의 남자들이 추풍낙엽처럼 나동그라지는 모습을 보니 남자뿐 아니라 여성관객들도 박수를 쳐주고 환호할 것 같았다. 영화를 잘보면 그녀의 손과 총에 나가자빠진 인물중 여자는 없다.


에블린 솔트는 마치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캐릭터다. 그녀는 액션 히어로로서는 성공했지만 여성으로서는 매우 불행해 보인다. 그녀가 가장 사랑하는 남편은 죽고 그녀를 키워준 스승과 함께 수학했던 동창들(?)도 그녀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운명이었기에 결코 평범한 삶이라고 할 수 없다.


영화는 끝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마 2편을 찍을 모양이다. 지금보다 더 센 모습의 그녀를 기대하는 것은 좋은데, 그녀의 삶, 너무 기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치 인간병기같아서 좀 애처롭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