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내니맥피2 유모와 마법소동 - 개구쟁이 길들이기

효준선생 2010. 8. 4. 01:52

 

 

 

 

 

 

 

중국 역사책을 들여다 보면 간혹 궁중비사라는 곳에 유모가 등장한다. 그런데 젖어미에 불과했던 그녀들이 보살핀 어린 핏덩이가 나중에 한 왕조를 호령하는 황제가 되고 나면 자연스레 권력의 단맛을 맛볼 기회가 주어지곤 한다.

이게 얼마나 굉장한 천재일우의 기회인지, 또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는 그녀들이 제명에 살다가지 못한 경우에서 보듯, 유모는 유모일때 그 역할에 가장 어울리는 것이다.


영화 내니맥피2 유모와 마법소동은 다섯명의 아이들 앞에 갑자기 등장한 유모 맥피의 이야기를 다룬 어린이 영화다. 철저하게 아이들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주려는 시도때문인지 어른이 보기엔 좀 힘들다. 거기에 나쁜 짓을 하고 어른 말씀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혼내주는 맥피의 지팡이는 오늘날 "사랑의 회초리" 그이상의 역할을 한다.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무렵 영국의 어느 시골마을, 너른 초원이 있는 그곳엔 3남매를 키우는 엄마가 살고 있다. 친척인 두명의 남매가 조인하면 이 좁기도 넓기도 한 초원의 집은 그야말로 난장판, 아수라장이 따로 없다.

이때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난 맥피 유모(할멈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어울릴듯한)는 지팡이를 한번 두드리는 것으로 아이들을 순식간에 제압한다. 이내 순한 양이 되어 버린 아이들, 아이들은 맥피의 수완으로 싸우지 않기, 함께 나누기, 서로 도와주기를 배우게 된다.


영화는 전쟁발발 시기 홀로 집에 남은 여성의 노동력과 군대에 가지 않은 몇몇 남자의 이야기를 버무려 넣었다. 이 집은 경제적으로 풍부하지 않다. 그래서 돼지를 길러 팔아 그 돈으로 트랙터를 임대하고 그걸로 추수를 해야 간신히 먹고 산다. 그런데 평발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은 삼촌은 제수에게 농장을 팔자고 수없이 꼬드긴다.


이또한 당시 상황을 극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다섯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가 나서서 아버지의 행적을 탐문하고 또 맥피의 도움을 받아 엄청난 일을 해낸다. 그들은 그렇게 아버지의 부재를 메꾸었다.


전체적으로는 성장영화로 보인다. 워낙 여러 동물들이 실사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등장해서 스크린에서 분뇨냄새가 폴폴나는 것 같고 넘어지고 자빠지는 슬랩스틱에도 능한 코미디물로 보는 이의 말초신경을 자극한다. 특히 돼지들이 물에 빠지며 보여준 익살스런 제스처는 이 영화 최고의 볼거리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영화특유의 좀 오버스런 제스처와 억양, 거기에 분장쇼에 가까운 맥피역을 맡은 엠마톰슨의 일당백 연기, 그리고 귀여운 아이들의 치고받고 우당탕거리는 소동은 여름방학을 겨냥한 팝콘무비로 딱일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