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쉬즈더원 - 홍상수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면 추천

효준선생 2010. 7. 30. 01:37

 

 

 

 

 

 

 

영화 쉬즈더원은 제목부터 알 수 없다. 물론 제목만 봐서 어느 나라 영화인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물론 개봉중이라고만 하지 어느 극장에서 상영중인지는 좀처럼 찾아지지도 않는다.


이 영화는 2008년 중국에서 만들어진  본토박이 영화면서 현지 개봉당시엔 상당한 티켓파워를 거둔바 있다. 이 영화가 주목받았던 이유는 좀 색다르다. 바로 이 영화의 감독 때문이다. 펑사오깡은 재미있는 마케팅 수단을 가지고 있다. 일단 영화개봉 시점을 한해의 시작점에 둔다. 이때가 되면 중국인들은 기나긴 휴식기를 갖는데 뾰죽한 오락시설이 없는 그들은 극장행을 선택하게 된다. 예전에야 집안에 옹기종기 모여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신춘특집 프로그램을 시청했지만 이제 먹고 살 여유가 되면서 가족단위가 아닌 친구나 연인끼리 극장을 찾는 분위기가 만들어 졌다. 추석이면 으레 한국 극장가를 찾아왔던 성룡의 영화처럼 펑샤오깡의 신작은 늘 신춘특집 영화라는 인식이 박히게 된 것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의 헐리웃 대작들이 한꺼번에 들어올리도 없어 거의 독점적 사업주가 되는 셈이다. 이러니 그의 영화는 개봉만 하면 당대 최고의 흥행성적을 거두는 것은 어렵지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만든 영화는 중국인 특유의 페이소스와 농담이 잘 어울어지는 것들이 많아서인지 한국에서는 많이 개봉되지 못했다. 그나마 장쯔이가 나왔던 야연과 집결호 정도다.


영화 쉬즈더원의 중국어 제목은 非誠勿擾다. 이 말은 성의없이 귀찮게 하지 말라는 뜻으로 극중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 그럼에도 굳이 영어 제목으로 해놓는 바람에 전혀 내용을 알 수 없게 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꾸 한국의 홍상수 감독 영화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상황을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부풀어 올라 황당하게 만드는 설법, 특히 남자 주인공 갈우(이 사람 이름은 게유가 아니라 꺼요우라고 해야 옳다 - 펑 감독의 페르소나)의 특유의 비꼬는 듯하면서도 진지한 말투는 홍감독 영화에 나오는 남자배우들과 아주 많이 닮아 있다. (김상경, 유준상이 영화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아주 흡사하다)


유부남을 사랑하는 항공사 직원(서기 분)은 어느날 반려자를 찾아나선 갈우와 만난다. 그는 이미 여러 여자와 만났지만 조금 비정상적인 상황에 지친 상태다. 당연히 서기와의 만남도 바람같은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은 조금씩 예기치 못한 곳으로 흘러간다.

이윽고 둘은 일본으로의 여행에 동의하고 그곳에서의 에피소드는 그 둘을 점점 가깝게 만든다.


긴박하고 짜임새가 있는 내용전개는 아니지만 배우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면 실소가 연신 터진다. 그게 이 영화의 잔재미다. 일본에서의 이야기가 다소 루즈하지만 아름다운 시골 풍광이 대신해주고, 마지막 배위에서의 엔딩 컷은 마치 인생을 관조하는 듯한 의미를 전달 해준다.


중국영화 보기가 점점 어렵다. 그렇다고 안 만들어지는 것도 아닌다. 덩달아 홍콩영화도 찬밥 신세고...돈이 있다면 중국영화 전용관 하나 만들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