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효준선생 2010. 7. 28. 01:16

 

 

 

 

 

 

그들의 사랑은 너무 빨리왔다 너무 빨리 떠나버렸다. 많은 신파 영화들은 대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뻔한 스토리임에도 보게 되고 감정에 북받쳐 같이 눈물을 짓게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한 번쯤 이런 사랑해본 적 있고, 또 누군가는 이런 사랑에 힘겨워한 적있음에 공감하게 마련이다.


아주 어린 아이에게는 天醫라고 해도 고칠 수 없는 병이 있다. 아이가 스무살이 될 때까지 조심조심 살아야할 운명이다. 하지만 아이는 어쩌면 죽는다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는 듯 했다. 병원에서 자기 또래의 여자아이를 만나고 둘의 작은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영화 내 첫사랑을 너에게 바친다는 특출날 게 없는 일본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그런 연애 스토리다. 둘 중 한명이 죽을 병에 걸렸고 다른 한 사람의 오열과 한숨이 배어있는 그런 영화. 이른바 신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영화인데, 그런데도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자꾸 하게 만든다. 일본의 지방도시, 해변이 있고 그곳에서 보이는 풍광이 아름답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젊은 청춘이 아름답다. 그안에는 과도한 폭력도 없다. 마치 물흐르듯 전개된다. 웃음도 있지만 그게 죽음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장치된 것임을 알기에 조금씩 가라앉는 기분을 감출 수 없다.


인간의 죽음앞에 잠시 다가온 희망, 심장이식만이 살길이지만 끝내 이루지 못할 희망이 되고 만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간 남자, 그리고 그 남자만이 유일한 자신의 사랑이라고 믿었던 여자, 여전히 어리지만 조건과 눈에 보이는 사랑에 흔들리는 기성세대의 사랑에 비해 그들의 사랑, 아름답다.


성당에 혼자 서있는 여자, 사랑하는 사람은 곁에 없지만 그녀는 지긋이 읖조린다. 그리고 그녀가 입은 옷, 그녀의 사랑은 결코 현실적이지 않지만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이라는 옛 영화의 제목이 떠올랐다.  


주인공을 비롯해 다들 선남선녀처럼 곱게 생겼다. 아유미와 지성을 닮은 남녀 주인공, 버터를 잔뜩 바른 것 같은 녀석이 잠시 긴장감을 주지만 그 역시도 슬픈 과거사를 가지고 있다. 이들을 보는 재미도 한결 좋다. 스펙타클한 맛은 없지만 잔잔한, 싱거운 베이글에 크림치즈정도를 얹고 먹는 맛이라고 할까 가끔 이런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