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고사 두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 공포영화라고 다 무서운 것은 아니다

효준선생 2010. 7. 27. 02:25

 

 

 

 

 

 

한국의 고등학교에는 무슨 놈의 한이 서린 귀신이 그리도 많은지, 1년에 한편이상씩 쏟아져 나오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공포물, 혹은 공포물과 유사한 작품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다시말해서 한국의 공포영화 시장에서 그 소재가 고등학교가 아니고서는 힘들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좀더 좁혀보면 그것도 여고, 그만큼 그녀들의 심리적 압박이 늘 귀신이나 볼 정도로 센다는 것인데, 여고괴담 시리즈를 통해 귀신이란 귀신과 무서운 시퀀스는 얼추 다 본 것 같은데도 꾸준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제는 복제품과 만날 확률도 높아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할 듯 싶다. 올해 여고괴담 시리즈가 안나오는 대신 고사의 두 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였다.


그런데 부제가 달려있다. 교생실습.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꼭 그 제목을 붙여야 했나 싶다. 물론 교생이 큰 몫은 하긴 하지만, 영화의 대부분은 죽은 학생의 복수극처럼 다뤄졌기 때문이다. 제목에 트집을 잡는 이유는 그만큼 고사2가 이런 저런 측면에서 마뜩치 않아서였다.


이 영화는 공포영화임을 표방하지만 그렇게 무섭지 않다. 관객들에게 무서움을 주지 못한 이유는 잘알려진 배우들, 연기력보다는 이슈가 되고 있는 그녀들, 압도적인 연기력이 아닌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돌, 혹은 아이돌 출신들이 주인공을 꿰차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무서움을 주어야 마땅할 그녀들은 감독의 메가폰 소리에 따라서 움직이고 있고 병풍역할의 조연급들도 우두커니 서서 카메라 렌즈만 응시하고 있었기에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스토리도 진부하다. 예전에 한 여학생이 몇몇 학생들의 치근거림에 의해 죽었다. 그리고 얼마뒤 학교에서는 연이은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한 명씩 죽으면 단서를 주겠다는 게 이 영화의 얼개다. 좋다. 진부해도 사건을 풀어가는 얼개만 좋다면...하지만 이런 公布는 恐怖는커녕 空砲가 되고 말았다. 아이들과 선생이 죽어가지만 주어지는 단서는 없다. 대신 오토바이 살인, 쇠줄에 매달린 열쇠등 몇몇 시퀀스는 비록 어디선가 본 듯하지만 창조적 살인장면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문이 닫힌 학교라는 공간,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현실, 단지 눈앞에 닥친 죽음의 공포가 아니라 친구를 밟고 일어서야 소위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며 경쟁을 부추키는 선생. 오히려 이런 점이 더욱 소구력이 있어 보였는데, 이런 점을 다 포기하고 그냥 죽고 죽인다.


고사2는 더 이상 나올 것 없어 보이는 학교 공포물의 마지막이었으면 좋겠다. 어차피 공포물은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비틀며 고통의 감각을 즐기는 장르가 아닌가. 굳이 어설프기만 아이들의 마음을 스크린에 옮기려고만 하지 말자. 다음엔 치열한 경쟁이 분분한 직딩을 주인공으로 하면 어떨까?  그런데 공포물에 남학생이 나오는 걸 보니 공포스러움이 반감되는 것도 생각해볼 부분이다. 

 

 

 

 

 

▶ 이 영화가 엉성하다는 반증이 될 만한 장면, 출입구를 찾아 헤매던 아이들은

쇠줄이 달려 있는 것을 보고 쇠줄을 끊을 생각만 한다. 유리창을 깰 생각은 안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뒤에 차렷자세로 우두커니 서있는 아이들의 표정을 봐라,

내 역할이 아니니 그냥 서있다. 어차피 귀신(?)을 피해 기를 쓰고 도망가야 할 공동의 운명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