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킬러 인사이드미 - 당신안의 악마는 안녕하신가요?

효준선생 2010. 7. 17. 01:12

 

영화 킬러 인사이드미에서 가장 먼저 관객들에게 불쾌함으로 인지되는 것은 남자 주인공에 의해 무자비하게 얻어 맞는 여성의 모습이었다. 그 살인의 폭력은 지속적인 구타에 의해 일어나는지라 더욱 더 힘들게 대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영화는 남성에 의해 주도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고발하거나 혹은 마초들의 폭력을 정당화하려는 의도의 영화가 아니다. 만약 그걸 알아내지 못한다면 영화의 끝장면에서는 폭발하고 말지 모른다.


한국에서 개봉한 영화에서는 잔뜩 가위질이 된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적지 않은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추측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남자 주인공 루는 어린 시절부터 상당한 변태적 성욕의 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가까운 인물에 의해 받은 매저키즘의 충격은 성인이 된 그를 그냥 놔두지 않은 것처럼 마치 야수의 본성처럼 등장한다.


작은 마을의 보안관 루는 어느날 마을에 콜걸이 문제가 된다는 상사의 지시를 받고 출동한다. 그런데 그 여자, 무슨 이유에선지 루에게 주먹질을 해대기 시작한다. 그러자 루는 여자를 침대에 내동댕이치고는 가학적인 행동을 한다. 어쩌면 그 행위 자체가 어린 시절 그가 당했던 그 기억의 발로인지 모른다.


또 한명의 여자도 입장은 마찬가지였다. 정사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가 청혼이라는 당의정에 넘어간 여자, 결혼 준비를 위해 루의 집을 찾았다가 황천의 객이 되고 만다.


루는 어린 시절 성적자극에 트라우마가 생겨 이런 행동을 했다고만 하기엔 부족함이 있다. 형의 사고사에 연루된 지역 유지의 아들을 콜걸과 한데 묶어 죽이는 것도, 자신의 상사와 마을 후배를 자살에 이르게 한 것도 모두 그의 범행이라면 그는 살인마에 다름아니다.


물론 그의 행동에 의심을 품는 검사도 등장하지만 이상스레 소극적이다. 이 영화는 절대로 권선징악을 타령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누군든 마음속에 내재한 악마적 근성이 도발하는 순간, 그건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점, 결과론적으로 사건화가 되어 세상에 알려지면 세상에 그런 엽기적인 행각은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대서특필하겠지만 누군가는 그런 마음을 먹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가 우리의 이웃일지도 모른다.


가만히 들어보면 내러이션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바로 남자 주인공 루의 목소리다. 뒤로 갈수록 평상심을 잃는 목소리 톤, 마치 사이코 패스의 그것처럼으로 차갑게 들려온다. 그래,  어쩌면 우린 처음 보안관 제복의 그가 보여준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오류를 범했는지도 모른다. 최소한 콜걸을 살해했을때, 하지만 주변인물에 의해 그의 모습이 까발려지고 그가 조금씩 알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그걸 내러이션으로 털어 줄때도 우린 주인공을 믿었는지 모른다. 분명 그는 정상적이지 않았다. 미친 자의 미친 행동이었지만 우린 분명히 어느 순간까지는 설마라고 의문을 품었던 것도 사실이다.


사이코 패스의 부담스런 스릴러물정도로 정의할 수 있지만 난 그것보다 60~70년대 미국사회에 만연했던 퇴폐적 사회분위기에서 답을 찾아보고 싶었다. 부감으로 처리했던 그 당시 옷차림의 거리의 사람들, 베트남 전쟁의 패전과 탈냉전시대를 고대하던 그들의 생활이 그럴게 좀먹고 있었음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