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토이스토리3 - 누군가에게 버려진 다는 것은

효준선생 2010. 7. 20. 01:04

 

 

 

 

 

 

 

물망초의 꽃말을 아시나요? 그리고 지금은 중견 탤런트이지만 청춘 스타였을때 김희애가 불러 많은 인기를 끈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노래가 생각이 났다.


언제? 영화 토이스토리3를 보면서 말이다. 시리즈 물로 나온 만화영화가 다 그렇겠지만 이 영화는 실제 시간의 흐름을 적절히 반영했다. 장난감의 주인인 앤디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게 되자 더 이상 누군가에게 놀이의 즐거움을 주지 못하게 되면서 버려진 신세로 전락한 그들, 보안관 우디를 비롯한 장난감들은 현실에서 낙담을 하게 된다.


이런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예인과도 같은 처지다. 한창 인기를 끌때는 자신의 인기가 신기루인지 모르고 있다가 그게 어느새 바람처럼 사라지고 나면 그 허탈감을 어디에 비유할 수 있겠나.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함께 할 것이라고 믿었다가 혹여 배신이라도 당하게 되면 그 실망감은 비견할 데가 없다. 사람이나 장난감이나 신세는 비슷하건만 우린 단 한번도 장난감에게 미련을 두고 그 이별을 애석해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어릴적 고장이 나거나 혹은 못쓰게 될 정도로 더렵혀진 장난감 한 두개 갖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 소중하고 오래동안 함께 있을 것 같지만 어른들의 “버려야 하는 이유”를 듣고는 서슴치 않고 쓰레기 통으로 직행했던 것들, 지금 생각하면 기억도 가물거리지만 나 역시 그런 장난감이 몇 개 있었다.


영화는 그런 플라스틱 덩어리에 생명과 감정을 불어 넣는다. 유기되어진 장난감들, 워낙 캐릭터가 다양한 지라 하고픈 이야기도, 주장도 많지만 결국 보안관 우디를 중심으로 뭉치게 된다. 그리고 또하나 랏소라는 봉제 곰인형이 대변하는 일종의 독재자의 모습을 통해 조직의 가공할 만한 두려움도 함께 실어보내고 있다.


랏소라는 캐릭터는 마냥 미워할 수 만도 없다. 그 역시 일찍이 주인에게 버림받은 상황에서 전과 다르게 모진 삶을 살아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를 추종하는 몇몇의 캐릭터인형들. 다들 인형이나 장난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슬프기까지 하다.


이 영화 비주얼이 참으로 좋다. 3D를 구현했는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힘을 받는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매립장 부분은 상당한 긴장감을 형성해 다들 몰입해서 보느라 정신이 없다. 게다가 배역들의 목소리를 들으면 상당히 익숙한 배우들의 음성이 들려온다. 말미에 나오는 스페인 버전도 또하나의 재미가 된다.


후속작이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점차 늙어가는 사람과 대비해 어쩌면 영구히 살아(?) 남을 인형들의 액션 어드벤처는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