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이클립스 - 흡혈귀와 늑대사이의 그녀

효준선생 2010. 7. 10. 00:30

 

 

 

 

 

 

 

시리즈 영화는 전편을 보지 않으면 한동안 대체 앞부분에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감을 잡지 못하면서 시간낭비를 하게 된다. 아마도 대부분의 감독들은 자기가 만든 영화를 본 사람이 신작을 찾아 볼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불친절하게 만드는 성향이 강하다.


영화 이클립스는 잘알려진 대로 트와일라잇과 뉴문에 이은 연작 시리즈 제 3탄이다. 트와일라잇을 보지 못해 뉴문에서 상당히 적응하는데 힘들었고 뉴문을 보았기 때문에 이클립스는 상대적으로 그나마 쉽게 적응해냈다. 하지만 전편 마지막 장면에 이어붙인 듯한 꽃밭 시퀀스는 마치 드라마 미니시리즈만큼 얕은 맛을 내게 했다. 과연 프로포즈에 성공할까라는 달뜬 반응이 아니라 이게 뭐냐 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던 관객의 입장에서라면...


세 번째에 들어서면서 액션이나 서스펜스적 요소는 확실히 줄이고 로맨스와 드라마에 치중한 맛이 강하게 들었다. 뉴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제이콥등 늑대인간의 비중은 1편의 주인공격인 착한 흡혈귀 가족에 비해 적지 않아 보였다.


결국 여주인공인 벨라를 중심으로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밀고 당기는 연애사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한지 천방지축 신생 뱀파이어를 추가해서 육박전을 치루게 한 것이 영화 이클립스가 짜놓은 얼개의 전부였다.


인간이 아닌 괴 생명체와의 뜻뜨미지근한 사랑이야기는 전편에서도 그랬지만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거칠게 이어붙이는 편집때문이었겠지만 두 남자를 사이에 두고 오락가락하는 벨라의 처신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런어웨이즈에서의 강렬한 캐릭터를 소화해 냈던 그녀가 맞나 싶을 정도로 무색무취한 연기를 보여준다.


판타지물이면서도 은연중에 백인과 인디언사이의 갈등과 소통, 그리고 협력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영화 이클립스, 蝕이라는 제목처럼 무엇이 무엇을 좀 먹는지 좀더 생각을 해보아야겠지만 결국 마지막 완결판으로 가는 중간다리로서의 역할을 해냈음에 만족하고 말았다.


아무리 좋은 화면도 타당성이나 개연성없이 반복되면 지루한 법. 1편에 보여준 얼굴 하얀 뱀파이어가 심성도 곱다는 그야말로 상상력을 자극하는 수단은 이제 더 이상 백마탄 왕자만을 기다리며 성장한 아시아의 여성관객들의 돈지갑을 노리기엔 벅차 보인다. 늑대인간의 식스팩 역시도 한국 남자 아이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짐승돌의 상징이 된 지 오래 되어서인지 식상하긴 매한가지다.


무엇을 더 보여줄지 그다지 궁금하지는 않지만 마지막편인 브레이킹 던이 나오면 아마 또 가서 보고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