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포화속으로 - 누가 함부로 전쟁을 입에 올리나

효준선생 2010. 6. 14. 01:26

 

 

 

 

 

 

전쟁 영화는 숱하게 존재한다. 그리고 희대의 걸작들도 많이 배출된 것이 바로 전쟁영화였다. 전쟁영화는 크게 디테일한 전투 장면을 그리거나 혹은 전쟁에 참여했던 군인들의 심리를 묘사한 것들로 나눌 수 있다.

물론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인지라 전쟁 영화가 결코 낯설지 않은 장르다. 그런데 최근 몇 십년 동안 제대로 된 전쟁영화라는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그 이유는 전쟁에 대해 더 이상 영화 흥행요소로서 장점을 찾지 못해서도 있고 아니면 한반도에서는 전쟁이라는 게 마치 컴퓨터 게임 정도로 치부할 만큼 희소해진 이유도 있다.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은 제 아무리 영화속 장면이라고 해도 그건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정도에서 가능한 것이지 영화를 보기전 혹은 영화가 끝나면 나도 저렇게 전쟁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미친다면 그건 오락이 아닌 두려움이 남게 되는 것이다.


며칠전 대한민국의 통수권자는 전쟁 불사를 과감하게 질렀다. 수구세력들은 옳소하며 종주먹을 내지르며 환호했지만 그런 광기뒤엔 전쟁의 처참한 결과에 대해 나몰라라 하는 심보가 숨어 있지는 않을까

막상 전쟁이 나면 그들이 총들고 나가 싸우는 것도 아닐테고 결국 전쟁을 할만한 연령대의 남성들이 나서는 것 아닌가 누굴 위해서? 전쟁 불사를 외쳐가며 자신들의 패거리에게 신임을 구하려는 비겁자들을 위해서? 그들은 가진게 많아서 전쟁나면 헬기 타고 외국으로 바로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가진 것 없고 외국에 별장하나 사 놓지 못한 대다수의 평민들은 그렇게 총들고 나서야 한다. 이긴다고 개인에게 득이 될까


영화 포화속으로는 시퀀스만 놓고 보면 전쟁 영화치고 꽤 훌륭해 보인다. 대신 줄거리가 주는 당위성이 너무 빈약해 보인다. 실화라고 하지만 개연성이라는 가지는 죄다 잘라버리고 인민군과 힘없는 71명의 학도병 간의 처음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 중과부적의 결투를 그리고 있다. 우린 이미 결과도 과정도 다 알고 보았다. 그럼에도 훌륭한 총격신에 잠시 빠져들다가도 왜 싸워야 하나, 저들이 초개처럼 목숨을 버렸다고 얻은 것은 무엇일까 라는 현실적인 의문이 자꾸 들었다.

인민군의 수장으로 나오는 박무량(차승원 분)이 말한다. “나중에 인민공화국의 역군이 되어야 할 너희들이기에 기회를 주는 것” 이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한 가지는 맞았다. 만약 저들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끌려가지 않았다면 저들 중 몇몇은 나라의 동량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전쟁에는 만약에라는 가정도 없고, 한수만 무르자 라는 타협도 불가능 하다. 옆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목도하고 나도 적을 죽여야 살 수 있는 현장에서 전투는 인간으로서는 가장 힘든 선택이자 행위가 된다. 그러므로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지고도 이기는, 이기고도 지는 선택, 과연 그게 가능할까


포화속으로 라는 혈서로 쓴 머릿띠를 하면서 그들은 총을 잡았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나. 이 영화를 보고 뉴라이트 애국지향주의 계열이라고도 하고 누군가는 반전 영화라고도 한다. 아무튼 자신이 지향하는 관점에 따라 다르지만 영화속 장면이 오래지 않은 미래에 다시 재발해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영화속 주인공처럼 열심히 총을 쏘고 마치 람보행세를 하면 살아남을 것 같지만 절대로 그럴리 없다.


전쟁에 대해 들은 바 없거나 혹은 곡해하고 있는 우리 젊은 남녀 학생들에게 이 영화 추천한다. 만약 그럴리 없지만 전쟁이 나면 너희들은 저렇게 학도병으로 나설 수 있나 하고 말이다. 만약 그럴 자신이 없다면 한반도에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심도있게 고민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