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베스트키드 - 소년이여 스스로 강해져라

효준선생 2010. 6. 12. 00:41

 

 

 

 

홍콩 스타 성룡의 영화는 일정 수준의 퀄리티와 재미를 보장해 준다는 점에서 영화 선택에 고민을 별로 안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고맙다. 게다가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야 요즘은 대부분 보통화로 대사를 쳐주니 듣기 공부에도 좋고 나이 들어 굼뜰 것 같지만 레전드의 몸동작은 그 자체가 예술품 아니겠나.


영화 베스트 키드는 좀 망설여졌다. 성룡영화 냄새보다는 오래전에 선보였던 가라데 키드의 대충 만든 후속작일 거라는 선입견때문이었다. 하지만 결코, 네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화면 가득히 자리한 북경의 뒷골목의 모습때문이기도 했다. 한곳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이 다 아는 곳이 아니던가.


아이들이 무술을 하던 회룡관 무술학교며, 신문화가에 있던 노신중학이며, 자금성에 장성에 천안문등등...그리고 아마 헐리웃 영화치고는 가장 많이 북경의 슬럼가를 조명한 영화일 듯 싶다. 그 한가운데 파리를 집던 젓가락으로 중국 본토박이 라면을 먹는 성룡의 추레한 모습까지...잠시도 한 눈을 팔 수 없는 역동감.


물론 윌 스미스의 12살 짜리 아들의 싸움 구경이 뭐가 그리 재미있냐고 묻겠지만 그건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닌 듯 싶었다. 꼬마의 수련장면은 수십년전 성룡이 이소룡의 모습에 반해 처음 무술을 배우던 그때 그 모습을 반추한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수련장면은 별다른게 없다. 낡은 사합원 마당에 있는 각종 자연지물을 이용해 그렇게 수련하는 꼬마와 그걸 지켜보는 성룡, 어느덧 헐리웃 유명 배우의 아들과 호흡을 맞추어야 할 정도로 시간이 흘렀지만 성룡은 이제 자서전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또하나의 이야기 축인 바로 왕따, 아니 집단 이지메 문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 무술을 배웠다는 아이들에게 몰매에 준하는 폭행을 당하는 흑인 아이, 그를 연민으로 대하는 성룡, 만약 그가 백인 아이였다면 그렇게 해서 백인 아이가 중국아이를 혼내주는 결말이었다면 그건 그냥 오만이었을 것이다.


비록 미국에서 온, 영어를 구사하는 꼬마지만 중국인의 눈에는 결국 흑인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은 아일까 우리가 미국에는 사대를 하면서도 동남아 출신 아이들을 보는 이중적 잣대와 마찬가지로,


오래전 국제화를 한답시고 홍콩영화에서 끌어다 쓴 악당은 대개 흑인 용병들이었다. 그들은 기골은 장대하지만 무술을 하는 작은 아시아의 무술인들에게는 한 두방이면 나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젠 역전된 듯 싶다. 꼬마를 괴롭히는 중국 소년이 얼마나 얄밉게 보이던지, 아니 나중에 결투 장면에서는 살기마저 느껴졌다.


남을 이기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는 도전할 수 조차 없게 무참히 짓밟으라고 시키는 사범역의 우영광도 오랜만에 선을 보이고, 결국 나중에는 그런 막장 사부를 거부하고 참된 스승에게 예를 갖추는, 아직은 순수함을 잃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이런점은 한국 교육계에서도 비일비재하지 않을까 싶은데, 성룡은 말한다. "이기기 위해서는 딱 두점이면 된다. 더 이상은 때리지 마라. "


이 영화는 꼬마의 이지메 장면, 그리고 성룡과의 수련장면, 좋아하는 중국 소녀와의 알콩달콩한 아직은 일러보이는 사랑이야기가 보기 좋았다. 특히 도교마을에서 코브라와 눈싸움을 하며 사권을 구사하는 여자의 포스...장난아니다. 볼거리도 느낄거리도 그리고 레전드 배우와 미래가 촉망되는 아역배우들의 어울어짐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무려 140분이나 됨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