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섹스앤더시티2 - 뉴욕 아줌마들 중동까지 가서 결혼관을 이야기하다

효준선생 2010. 6. 8. 01:09

 

 

 

 

 

 

 

뉴욕커들의 진솔한 일과 사랑이야기를 담았다고 해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섹스 앤 시티의 그 두 번째 이야기, 첫 번째 버전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섹스 앤더 시티 2를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다.


잘 알려진 대로 뉴욕의 여성상을 대표할만한 4명의 아줌마들이 등장한다. 결혼 여부를 떠나 마흔 줄에 들어선 그녀들, 늘상 세상사 알지 못하는 것이 없을 정도로 질펀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매사 낙천적으로 살고 있다. 그러나 조금 안으로 파고 들어가 살펴보면 언제나 자신만만하는 그녀들이지만 아직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있음을 설파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유능한 변호사지만 핵심 소송은 남자 변호사에게 돌아가는 것에 분노하는 미란다, 아이 둘의 엄마로서 가장 보수적이면서도 그런 생활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샬럿, 그녀의 최근 고민은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보모가 노브라로 다닌다는 것이다. 나이 쉰이 넘었지만 늘 호르몬에 대해 집착을 보이며 솔로로 버티는 사만다, 그녀의 그런 행동은 역시 남성과의 관계에 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나레이션을 맡고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캐리, 그녀는 정말 멋진 훈남 남편을 두었고 남부러울 것 없는 전업작가다. 하지만 아이가 없는 딩크족이면서도 늘 남편과의 사이가 불안불안 하기만 하다.


이렇게 네 명의 뉴요커는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남성과의 관계맺기에 수월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 해답을 일단 뉴욕을 떠나 이방인의 관점을 갖기 위해 중동 아부다비로 떠나기로 한다. 그녀들이 왜 그곳으로, 어떻게 그곳으로 떠났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곳에서 그녀들이 비즈니스를 한 일도 없다. 신나게 놀면서도 스스로가 자아를 되돌아 보고 또 내심 불안해 했던 남성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스스로가 정의내리는 작업을 해나가게 된다.


물론 그런 그녀들의 노력과정은 우연의 일치가 많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그녀들이 득도를 하는데 있어 가장 큰 힌트는 바로 중동 여성의 가치관이었다. 거리에서 키스만 해도 잡혀가고 입조차 가린채로 식사를 하고 수영복 조차도 속살을 드러내서는 안되는 스타일에 그녀들은 질겁하면서도 여성의 삶이 아직도 갇혔있음에 수긍해 간다. 오죽하면 노래방에서 부른 노래가 나는 여자예요일까


이 영화는 여성관객들에게는 상당한 환상을 불러 일으킨다. 정말 현실에서는 존재 할 수 없을 것 같은 캐리의 남편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설정은 설정일뿐, 영화는 여성의 가치관에 대해 보수와 일탈에 극명한 선을 그어 놓고도 한다. 난잡할 것만 같은 그녀들의 이성관에 키스 한번에 밤을 새워 고민하는 모습을 그려놓는 모습이 그러하다.


그 외에도 동성애, 입양문제등도 부수적으로 삽입해 놓았다. 모든 이야기가 그녀들에게는 일종의 자극이 될 만한 이야기다. 아무리 부부라도 더 싫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잠시 떨어져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는 이야기와 부부란 잠을 함께 자는 것이라는 친구의 이야기, 돈을 벌기 위해 멀리 인도에서 온 호텔 종업원의 3개월에 한번 아내를 만나는 것이 오히려 더 반갑다는 말, 이런 저런 이야기 그들만의 이야기 같지 않다.


이 영화의 주제는 결혼이 아닐까 싶다. 극중 작가로 나오는 캐리의 책 제목도 결혼이고 결혼한 여자의 성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나오고 결혼한 여성의 불장난에 대한 힐난등이 쏟아져 나온다. 결국 아부다비에서 돌아온 그녀들,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변한 것은 별로 없어 보인다. 일탈적일 것 같은 그녀들의 삶 역시 보수적이었다는 점.


이 영화 풍광도 좋다. 사막뿐일 것 같은 중동의 도시, 화려한 호텔의 모습과 럭셔리한 명품들로 치장한 그녀들의 모습을 눈으로 보는 것만도 해피해진다. 대신 그녀들이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 놓치지는 말아야 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