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 - 4년마다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일

효준선생 2010. 5. 19. 00:29

 

 

 

 

 

 

 

한국 영화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할애해서 북한군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가 있었을까 싶다. 영화 꿈은 이루어진다는 포스터나 그 외에 외부에 알려진 시놉시스를 참고로 한다면 혹시 10년전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축구를 소재로 첨가했다니 심각해보이지는 않을 듯 싶었다. 이상이 영화를 보기전 선입견이었다.


물론 이 영화는 월드컵과 한국전쟁 60주년을 아울러 기획된 의도로 보인다. 그러니 영화가 개봉되는 즈음에 시작되는 월드컵의 성적과 맞물려 박스오피스 성적도 올라갈까?  영화 홍보측면에서는 주유소 습격사건에 나왔던 이성재와 강성진이 다시 뭉쳤다고 하니 코믹스러움이 잔뜩 묻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초반부터 깨졌다. 그건 분명 낯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들의 모습이 생각이상으로 무척이나 생경스러웠기 때문이다. 단지 옷차림이나 말투 뿐이 아니라 왠지 딱딱해 보이는 모습이 그런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과연 저들의 모습은 저럴까 하고 말이다. 가보지 않았으니 알 길은 없지만 가장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한국에서 넘어간 물품에 대한 반응이었다. 게다가 분대장이 한국 축구에 그토록 열광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작은 소대에서 그런 사실이 묵인되고 있다는 점이...


이성재가 맡은 분대장은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지만 한국군과의 만남과 한판 벌이는 축구시합에선 JSA에서 이병헌과 송강호가 만나는 장면처럼 긴장감이 전혀 없어 보였다.


그게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무엇 때문에 그토록 축구경기에 매달리는 지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특히 한국축구선수와 전적에 대해 꿰뚫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몰입이 안되는 이유, 이런게 껄끄럽기만 했다.


“대한민국”이 아닌 “우리민족”으로 바꿔 환호하는 부분에서는 관객과의 동화가 있어야 할 부분임에도 섣불리 다가가기 힘들었다. 영화 편집상 너무 이른 타임에 보여준 듯 했다. 수구언론들이 연일 써대는 천안함 사건의 북한 연루설로 도배되다 시피 하는 즈음에 코미디니까 웃고 넘기자는 호소에도 쉽게 수긍하기 힘들었다.

어쩌면 나도 그런 논조에 물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대한민국 1%에서도 북한 선박과의 조우가 말이 되냐고 성토하는 리뷰를 보고는 글쎄 그럴수도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 영화는 한술 더뜬다.


우린 그들을 너무 모른다는 생각을 우선 해보았다. 인간이기에 스포츠를 좋아하고 사내들이기에 축구를 좋아하고, 같은 민족이기에 양키보다 “남조선”을 응원하겠다는데 누가 모라고 하겠는가.


영화는 영화답게 웃기게 마무리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내내 뭔가가 씁쓸하게 남는다. 영화가 재미없고 황당하다고 해서가 아니다. 웃기는 부분도 꽤나 많다. 단지 아직도 이런 소재에 마음을 활짝 열고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이유에서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