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하하하 - 홍상수 페르소나들의 너스레

효준선생 2010. 5. 13. 00:10

 

 

 

 

 

 

 

 

영화 하하하는 웃음소리인 듯 하지만 그게 아닐 수도 있다. 영화 리플릿에는 하하하에는 모두 세 가지 의미가 있다고 적어 놓았다. 첫 번째는 여름, 두 번째는 경탄의 의미로서, 그리고 마지막이 웃음소리라고 하는데, 셋째와 둘째의 의미는 알겠는데 경탄이라니?


그건 바로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부를 수 있는 여러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고 해서 놀랍다는 거란다. 그럴 수도 있어 보인다. 김상경, 예지원, 유준상, 김강우, 문소리, 김규리, 윤여정등의 배우들은 두어명 이면 충분히 영화 한편 캐스팅 완료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면 이들은 영화 하하하에 나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 홍상수 감독 특유의 생활의 발견이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또 한번 꾸며내고 있다. 좀 거리를 두고 이들을 바라보면 이들은 정상인들보다 아이큐나 인지 능력이 10% 정도 떨어지는 것 같은 소리를 한다. 문소리 말처럼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하기사 이 영화의 줄기는 김상경과 유준상이 통영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술마시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면 건배하고 또 이야기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덜떨어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재미없지는 않다. 웃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시로 하하하 웃는다. 뭐가 그렇게 웃기는 걸까 생각은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상황이 웃기고 거기서 약간씩 오버하거나 속내를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면 웃는다. 그래서 나도 웃고 너도 웃는다.


이들의 이바구엔 당해낼 재간이 없어 보인다. 특히나 김상경의 너스레와 문소리의 그녀 특유의 시니컬한 화법은 주어진 배역이 아니라 실제 모습처럼 보인다. 모두 6명의 젊은 남녀, 이들의 관계는 딱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알고 있는 사이다. 그런데 그 두 사람은 이야기 속에서 서로 모르는 관계로 나온다. 아니 둘은 서로를 알고 있지만 나머지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모르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니 수시로 만나 이야기가 나오고 웃고 떠들고 취하면서도 이야기가 자꾸 맴도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나중에서야 그 둘이 주변인물들과 모종의 관계로 얽혀 있음을 알게 되지만 그건 이 영화가 의도하는 바가 아니다. 각자 자신의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그렇게 희멀겋게 웃고 끝나게 된다. 결국 사람사는 건 관계로 얽혀진 듯 싶지만 외로운 개개인의 존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영화 조만간 칸에서 수상목록에 들지는 모르겠다. 예전의 홍상수식 이야기 전개에 익숙했던 사람이라면 거기에 추가로 위트가 가미되었다고 좋아라 할테지만 그게 삶에 큰 의미가 있는지 따지는 사람에게는 좀 심드렁해질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