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참새들의 합창 - 실직가장의 인생분투기

효준선생 2010. 5. 9. 00:16

 

 

 

 

 

 

영화 참새들의 합창에 대한 홍보물을 보고는 이 영화 작년에 본 아빠의 화장실이라는 남미 어느나라의 영화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영화가 인상적이고 또 전체적인 시놉시스가 불쾌할 것 같지 않아 보러 갔다. 결론적으로 이 두영화가 매우 흡사했고 재방송을 본 것 같지만 그렇다고 시간 낭비는 아니었다. 몇가지 느낌도 있었고...


이란은 한국사람에게는 좀 멀게 느껴진다. 이라크나 아프간과 인접해 있고 워낙 미국하고 사이가 안좋은 지라 한국인도 그래야만 한다는 정서가 알게 모르게 박혀 있어서리라. (왜들 그래야 하나 영화속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도...)

하지만 영화속 이란 사람들은 다혈질로 보이지만 매우 순박해 보였다. 아이들도 다들 꽃미남, 꽃미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고,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 가난은 어쩌면 정치인들이 하사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도 있다. 대신 그들은 자신의 환경을 별로 탓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럭저럭 살다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라는 믿음은 강해보였다. 그들곁에는 알라신도 있고 하니...


주인공은 아버지로 보인다. 제목과는 좀 동떨어지지만 그 아버지가 실직하면서 겪게 되는 좌충우돌 분투기와 그 아버지의 아들이 벌이는 좀 황당한 돈벌이 작전도 영화의 큰 축을 담당한다. 처음에는 어린 아들이 길거리에 나가 구걸 수준의 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고 반대만을 했지만 결국 그런 아들을 대견하게 생각한다는 얼개다.


여기서 아버지가 보여주는 아버지 상은 한국 아버지의 그것과 별로 달라보이지 않는다. 조금 가부장적인 모습, 하루종일 밖에 나가 돈을 버는 아버지, 그리고 딸의 보청기를 고쳐주기 위해 돈을 모으는 장면등등, 한국 아버지와 별로 다르지 않다.


그래도 그는 인복과 일복은 있는 모양이다. 타조 농장에서 일하다 타조가 도망가는 어처구니 없는 일 때문에 해직된 아버지, 우연한 기회에 오토바이 짐꾼이 되기도 하고, 직접 집을 수리한다고 나서다 다리가 부러지자 그제서야 가족을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아버지, 우리의 아버지들은 일개미처럼 일하다 중년이 되서 이런 저런 성인병이나 직업병에 걸린 뒤에서야 그동안 가족과 소원했음을 후회하는 경우를 얼마나 많이 봐왔던가.


참새들은 노래한다. 그 노래는 미래에 대한 희망찬가다. 비록 잘사는 서방국가의 오랜 경제제재로 인해 피폐해진 이란 사람들이지만 그들은 노래할 여유가 있어 보인다. 비록 아이들의 미래가 담긴 금붕어들이 실수로 길바닥에 모두 쏟아졌지만 흐르는 개울로 들어간 금붕어는 나중에 반드시 그들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마치 아버지가 산 과일이 바닥에 떨어졌다가 개울로 들어가고 그게 엄마의 우물속으로 나오는 것처럼 말이다. 


행복은 가진 돈이 많아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노력하면서 산다면 내일은 일한 만큼의 돈이 내 수중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희망과 사회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가능하게 만든다. 결코 가진 자가 그들의 행복을 유린해서는 안될 일이다. 대한민국은 잘 돌아가고 있는지, 남의 것을 약탈해야만 자신이 행복해지는 시스템은 아닌지 묻고 있다.

 

영화속에서 삼성과 엘지 가전제품이 많이 등장한다. 반갑지만, 그들에게 이들 브랜드가 한국 것이다 라는 인식은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