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도쿄 택시 - 택시타고 거기까지 밖에 못가니?

효준선생 2010. 5. 12. 01:41

 

 

 

 

 

 

2003년 부산에서 배를 타고 일본에 간 적이 있었다. 쾌속선인지라 3시간도 못되어 남의 나라에 도착했는데 생각해보면 한국은 내륙을 통해 다시 말해 육로를 통해 외국에 갈 수 없는 많지 않은 나라가 아닌가 싶다. 일본이나 대만처럼 섬나라가 아닌 이상, 물론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로 가는 길목을 가로 막고 있어서겠지만, 만약 유럽국가처럼 마음만 먹으면 당일에도 짐싸서 자기 차 몰고 외국으로 왕래를 할 수 있다면 우리의 생활은 많이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그래봐야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지만...


아무튼 그렇게 일본에 가보니, 신기한 것 천지인데, 물론 그때가 처음은 아니다. 일단 말이 안통한다는 것 때문에 눈치로 간판에 써있는 한자를 보고 대충 방향감감 잡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래봐야 도착한 그 도시 뿐이지만,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한 영화 한편이 등장했다. 일본에서 택시를 대절해 그 택시를 몰고 한국에 들어온다는 설정,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 바다는 배를 이용하면 되고, 그런데 그 택시 한국에서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영화 도쿄 택시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밴드의 보컬이 택시를 대절해 동경에서 서울까지 왔다가 돌아갈때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로드무비다. 두명의 배우가 출연하는데 한명은 보컬, 다른 한명은 택시 기사다. 기사의 얼굴만 봐도 이 영화의 장르를 알 수 있을 듯 싶은데 코미디 영화의 진수는 딱 10분 동안이다. 일본 택시가 부산에 들어오자 이를 불법 운행중인 택시로 착각한 부산지역 택시 기사들의 쫒고 쫒기는 추격전, 하지만 그뿐이다. 그 이후는 일본인이 찍은 한국 홍보물로 전락한다.


시간을 끌려고 그러는지 이 두사람은 서울가는데 미적거린다. 중간에 쓸데없는 장면으로 보이는 민방위 훈련에 놀라고, 괜히 명동에서 소일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한국 감독이 찍었고 한국 배우도 한 명 출연한다. 아시아나 항공사 직원으로 착각할 수 있는 유하나라는 배우인데 마뜩치 않다. 미소라멘를 시켜먹는 인연임을 강조하지만 그것 말고 다른 설정은 불가능했던 것일까.


또하나 이 영화는 언어소통이 안되는 장면을 강조하기 위해 “하와유?”, “아임 파인 땡큐, 앤유?”를 삽입하는데 후크송의 후렴구처럼 지나치게 남발되면서 귀가 괴로워 한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왜 한국은 외국과 합작 영화를 하면 안되는 것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재미도 별로 없고 스토리도 부재한 영화, 홍보영상이라면 문화관광부에 맡기는 것이 차라리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