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 - 사랑은 계절처럼 왔다 가는 것

효준선생 2010. 4. 17. 01:07

 

 

 

 

 

 

 

여성들은 자기의 남자가 바람을 피우는지 직감한다고 하더군요. 사실 여부를 떠나 예를 들어 늘 함께 지내다가 그녀가 없는 곳으로 가면 처음에는 그리움이 조금 지나면 자유로움이, 그다음엔 이성에 대한 갈망이 순서대로 찾아오는 감정이라고 합니다.

그럼 모든 남성이 다 그럴까요? 그렇진 않을 겁니다. 그래도 좀 잘난 남성들의 이야기겠죠.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는 유명한 연애소설 작가 츠지 히토나리의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 안에는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나카야마 미호가 보이는데, 나이가 들었어도 참 매력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후반에는 쉰살 정도로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왜 그렇게 어색해 보이는지, 역시 아름답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런데 이 영화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반부가 참 마음에 안듭니다. 러닝타임도 긴 편인데 어쩌자고 전반부의 느낌을 다시 지우려는 우를 범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신파 멜로지만 태국의 아름다운 풍광과 타지에서 만난 여자와의 아슬 아슬한 밀애는 분명히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질타를 받아야 마땅하겠지만 그 당사자들로서는 낙원이 따로 없을 듯 싶습니다. 누군가 그런 꿈 한번 꾸지 않겠습니다. 그것도 놀기 좋은 태국인데...


일도 열심이고 생김새도 준수한 남자는 금새 인기를 끕니다. 그곳에서 만난 여성이 먼저 대시를 하지만 남자는 본국에 남겨두고 온 약혼자도 잊고 그녀와 운우지정에 빠집니다. 그런데 그에게 피앙세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자는 내색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예쁘냐고 묻습니다. 속으로는 기분이 좋지 않겠지만서도, 대신 화려한 호텔생활과 쇼핑으로 대리만족을 합니다. 남자는 그런 그녀에게 조금씩 경계의 마음을 품습니다. 그는 엄연한 한 여자의 약혼남이자 태국 지사에서 근무하는 장래가 촉망받는 엘리트 사원이기 때문이죠.


급기야 자신의 남자가 바람이 났음을 직감한 약혼녀까지 등장해 아예 날짜를 정해주고 꺼지라고 통고를 합니다. 이정도 되었으면 남자도 정신을 차리고 정숙한 아내와 잘 살면 그만인데...25년뒤를 그려가면서 계속 너를 그리워 했네..어쩌구 저쩌구 하는걸 보면...대책이 안섭니다.


아내는 시인인 모양입니다. 영화 시작때 들려준 시 구절은 영화 말미에도 다시 등장하는데 바로 이 시가 이 영화의 주제입니다. 사람들은 사랑하면서도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맞습니다.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습니다. 그게 상대가 싫어서가 아닙니다.

또 사랑은 계절처럼 왔다 가는 거라고 합니다. 그말도 맞습니다. 언제는 봄의 햇살처럼, 언제는 동장군의 냉혹한 바람앞에서 사랑은 움츠리기도 기지개를 켜기도 합니다.


사랑을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차라리 절대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가며 사는 게 행복이다." 라고 생각하는 아내는 남자와 불륜녀보다 좀 더 이성적인 듯 보입니다.


그래서 전 아내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세상에 그런 여자 또 어디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