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미투 - 우리 그냥 사랑하게 해주세요

효준선생 2010. 4. 10. 01:18

 

 

 

 

 

비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한 차별은 비장애인이라고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크게 존재한다. 그리고 그 차별은 무척이나 공고해서 쉽사리 허물어질 벽이 아님을 우리는 어려서부터 체득해왔다. 같은 눈으로 다른 시선을 던질 수 밖에 없음을 스스로 느끼면서도 나 자신은 모든 방면에서 “비장애인”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혹시 우리 몸이 장애인에 대해 이중적 잣대로 보도록 프로그램화 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어제는 서울 시내 어느 극장에 갔다. 마침 그곳에서 장애인 관련 영화제가 개최되었고 그런 이유로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그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은 혹시 그들뿐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한산해 보였다. 서로의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한 취지로 개최된 듯 싶었는데...


오늘 영화 미투를 보면서 내년 쯤에 이 영화가 어제 그 영화제에 리스트에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흔히 다운증후군이라고 하는 선천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 그들은 서로가 비슷하게 생겼다. 작고 동그란 눈, 쌍거풀이 심하게 진 눈, 눈과 코가 가운데 몰려 있어 한눈에 보기에도 다운증후군 장애인임을 알 수 있는 그들. 바로 그들의 사랑과 인생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에는 실제 주인공으로 나온 배우의 이야기를 많이 넣어 둔 것 같았다. 다운 증후군 장애인에게는 지적장애가 동반된 다고 해서 사회생활에도 상당한 애로가 발생하는데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어머니의 꾸준한 배려덕에 무사히 대학을 졸업해 사회복지 기관에서 근무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럼에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 그리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는 자격지심, 근무 첫날부터 그의 마음을 빼았은 라우라는 노란 머리에 아무 남자와도 잘 자는 어찌보면 별 볼일 없는 여자다. 그럼에도 다니엘은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라우라 역시 그런 그에게 친구 이상의 호감을 느끼게 되지만 더 이상의 진척은 없다. 사랑의 감정까지는 이르지 못한 모양이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어린시절 그녀에게 고통을 준 아버지와 오빠와 오랜 기간 연락조차 하지 않고 지내는 가족애의 결핍을 가지고 있었다. 이 둘을 다시 묘사하자면 외양은 장애인이지만 마음은 정상인이나 다름없는 다니엘, 외양인 정상인이지만 정서적으로 매우 메마른 상태의 라우라...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아픔을 가슴에 담고 천천히 서로에게 다가서려고 한다. 이 영화속에는 다니엘 말고도 또 한커플의 다운 증후군 장애인이 나와 좀더 본능적인 사랑을 꿈꾼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망을 갔다 잡혀오는 그들은 결국 더 이상 자식의 뜻을 꺾을 수 없다는 듯 사랑을 하게 된다.


영화속 남자와 여자는 장애인에게 사랑의 존재를 부각시키려고 애를 쓴다. 그건 사랑으로 대표되는 비장애인들의 불편을 시선을 희석시키려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장애인들에 대한 일회성 동정이 아닌 영원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 그걸 가능하도록 애를 쓰는 감독의 불안한 핸드 헬드는 지속되었다.


다니엘의 사랑은 이루어졌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건 그가 비정상인과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비교적 높은 지적수준때문인지도 모른다. 그게 그에게는 행운일까 자애로운 어머니의 헌신적인 교육때문에...


영화를 보고 나서도 마음 한 켠이 좋지 않다. 다니엘의 순진하다 못해 바보같은 웃는 모습에 난 또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혹시 그들에게 또 다른 모습의 편견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닌지...리뷰를 쓰면서도 어줍잖게 그들을 이해하는 것처럼 비춰질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