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러브송 - 그 남녀들의 관계 참으로 오묘하기도 하다

효준선생 2010. 4. 8. 00:43

 

 

 

 

 

 

 

 

영화 러브송은 좀 독특하다. 대사의 30%는 배우들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고 그것은 영화속에서 마치 뮤지컬과 같은 장면과 맞물려 진행된다. 특히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의 그들의 노래는 영락없는 무대공연과도 같았다.

호기롭게 시작한 이 영화는 우선 관람등급을 체크해야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요즘엔 사랑이야기라고 해도 대개는 15세 정도는 나오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 진한 성애나 폭력장면이 없었음에도 19금 영화다. 그럼 무엇이 문제였을까

한국 극장을 찾는 관객의 정서상 아직까지는 제 돈을 내고 쓰리섬이나 야릇하기만 남성간의 동성애를 보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이 영화에서 해당장면이 노골적으로 묘사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야하다고 느껴진 것은 그 정서상의 불일치가 화면속의 배우들에게는 무척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처럼 비쳐졌기 때문이다.

바로 그점이 한국에서는 청소년 관람불가의 딱지가 덧붙여진 이유에서다. 그럼 그들은 왜 그런 사랑을 하고 있었을까

겉보기에는 아주 정상적(?) 생활을 영위하는 남자와 여자 둘, 출판사 편집일과 정규직 회사원으로 근무하는 그들, 언제부터인지 셋은 한 공간에서 잠을 자기 시작한다. 그건 누구의 요구라기 보다 그런 사랑에 스스로가 끌렸다고 진술함에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그런 사실을 여자쪽 집안 사람들도 인지한다. 일견 평화로워 보이는 사람들. 하지만 여자가 돌연사 하면서 문제가 뒤틀린다.

문제는 혼자 남은 남자에게 있었다. 일을 방기하거나 홀로 괴로워 하는 게 아니라 그동안 관계 지속상태를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건 죽은 여자에 대한 자책감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어찌보면 아주 정상적인 상태로의 회귀였다. 하지만 영화는 남자의 이 상태를 비정상이라고 보고 흔들기 시작했다. 남자는 레스토랑 여자와 잠을 잤고 죽은 여자쪽 사람들은 그런 그를 책망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도 한다. 심지어 죽은 여자앞으로 남겨진 유산도 남자에게 주기로 한다.

한편 셋 중에 남은 한 여자는 클럽에서 만난 가수와 만남을 그만두려고 한다. 그런데 그 가수의 남동생과 남자는 이상한 상황에 처하며 가까워 진다.

동성애로의 회귀, 영화는 모두 세부분으로 꾸며져 있다. 시작과 부재, 그리고 회귀다. 바로 이 회귀 부분에 죽은 여자의 환영이 나타나지만 회귀의 의미는 그게 아니었다.

사랑의 왜곡으로 점철된 남자의 행동, 정지되었던 그 왜곡이 다시 일탈로 이어진다는 것이 회귀였다.

영화 러브송은 이렇게 평범하지 않은 한 남자의 사랑방정식이 두 번 뒤틀린 과정을 그리고 있다. 프랑스 영화 특유의 멜랑코리한 부분이 많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모두 수용가능한 것도 아니었다.

배우들은 여차하면 노래를 부르지만 노래솜씨가 뛰어나 보이지도 않는다. 비록 번역체지만 그걸 노래로 듣고 있자니 대체 무슨 의미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이 영화, 심각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말랑거리는 초코파이처럼 보이지만 그안의 부드러워야 할 매시멜로는 쫀득함을 잃고 물컹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