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그린존 - 우리나라 일을 미국이 마음대로 하는게 싫었다

효준선생 2010. 3. 28. 00:14

 

 

 

 

 

 

 

영화 그린존은 박진감 넘치는 시가 전투신이 주를 이루는 본격적인 전투영화로 보이지만 한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누군가를 죽이고 고지를 점령해야 하는 당위성보다 그들이 왜 이 전쟁을 치루게 되었는지를 심각하게 묻고 있다. 그건 종래의 미국 군인들이 나와 가상의 적군에게 총질을 가하고 성조기를 펄럭이는 다수의 영화와는 다른 점이었다.


미국은 여전히 경찰국가인가  사회교과서에나 나올만한 용어가 불현듯 생각이 났다. 지구촌 어느 곳에 문제가 생기면 당장 달려가 시시비비를 가려주거나 혹은 공권력을 동원해 질서를 유지해주려는 역할, 과연 글로벌 리더로서의 자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당사국의 국민들에게도 그런 생각이 들까


영화 그린존은 여러 가지 정황이 전개되고 총격전도 멋있었지만 가장 인상깊었던 대사는 미국 군인에게 정보를 넘겨준 이라크인 프레디의 한마디였다. “이라크의 일을 미국이 마음대로 하는 게 못마땅했다.” 이 말을 들은 맷 데이먼의 얼굴은 금새 상기되었다. 그의 말은 비단 이라크 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별반 다른 상황이 아니었던 때가 있었고 지금도 맹방이라는 이유로 친미파들이 득세하는 시절에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도 조금씩 언급되지만 이라크 사람들은 자신들이 미국에 의해 기들여져 간다는 사실을 치욕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 나름의 민족간의 갈등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고 미국은 그런 그들의 약점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건 중요한 문제다. 아무리 미국이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꼭두각시를 이라크의 수장으로 앉혀놓고 수렴청정을 하고 싶다고 해도 그들이 과연 미국의 뜻처럼 고분고분 말을 들을까 그거야 말로 미국의 착각인 셈이다.


이라크 전쟁의 시발은 분명 부시의 과욕에서 시작되었다. 911사태로 인해 미국인들은 테러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적절하게 해결하지 못하면 부시정권은 당연히 위태로울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군사적 역량을 모두 이라크 전에 쏟아 붓고 침공의 이유를 대량 살상무기를 찾아내겠다는데 두었다. 하지만 실제로도 대량살상무기는 없었다. 대량 살상무기탐색팀 팀장 로이가 발견한 것은 오래된 비둘기 똥 뿐이었다. 로이는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그들에게 하달된 정보라는 것은 마젤란이라는 가공의 인물이 전달한 것이고 그건 어쩌면 이라크쪽 고위인사가 흘린 것이라는 추측만 가능했다. 그런데 이라크에 보내진 미국인들은 모두 한마음이 아닌 듯 했다. 잠재적 실권으로 여겨진 씨아이에이 사람마저 쫒겨나는 모습을 보니 도대체 권력의 옥상옥은 어디일까 궁금해졌다. 이런 모습을 대하는 로이 역시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알 라위 장군, 사담 후세인쪽 사람이다. 로이의 추적을 받는 알 라위, 과연 그가 엉뚱한 정보를 흘리는 마젤란의 실체일까? 그리고 로이는 그를 잡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무기를 찾던 로이는 영화 후반으로 가면서 미국의 신 제국주의와 정권 유지론자들에 의해 기획된 프로젝트를 파헤치는 용사로 변한다. 그리고 그의 행동은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는다.


그가 밝혀낸 마젤란 프로젝트의 비밀이라는 메일 문건이 세상의 언론으로 보내지는 장면, 수신자란에 찍힌 많은 이메일 주소를 보면서 왜그렇게 통쾌했는지 모르겠다.


이 영화 멧 데이먼의 연기만큼이나 듬직하다. 그리고 미국에게 정보를 건네 주는 이라크인 프레디의 역할도 꽤나 매력적이다.

어쨌거나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부럽다. 전형적인 남성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