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크레이지 -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네

효준선생 2010. 3. 25. 01:28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간의 삶의 권리가 철저하게 유린되는 상황이 있다. 그 안에는 세상 걱정없는 우리의 이웃이 함께 사는 공동체 공간이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지 알 수 없는 살인의 공포가 몰려온다. 소위 말하는 알 수 없는 미치광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어제까지만 해도 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이웃사촌들이다.

왜 그들이 미친 것일까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기도 전에 미치광이 병은 전염병처럼 불어나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도 믿을 수 없는 카오스의 상태가 되었다.

미국 작은 마을의 보안관, 그 역시 쉬는 시간에는 야구장에 가서 아마추어팀 경기를 즐기는 소시민이다. 어느날 경기도중 이웃 아저씨가 총을 들고 야구장에 난입하자 그를 쏴죽이게 된다. 부검을 했지만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그는 도대체 왜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사건은 그 한 사람에서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한 번 미친 사람들은 엄청난 폭력성을 가지고 있다. 그들에게서 더 이상 인성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닥치는대로 죽이려고 하는 인간이 아닌 야수에 다름 아니었다. 보안관 부부는 그곳을 떠나기로 하지만 이내 들이닥친 또한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인들, 그들은 한결같이 중무장에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으며 주민들을 격리하려고 하고 미열이 있는 사람은 따로 몰았다. 마치 짐승을 다루듯이.


영문을 모르는 그들은 천신만고 끝에 그곳을 탈출하려고 하지만 옥죄이듯 다가오는 불안감과 공포감은 이제 그의 곁에 와 있다. 과연 그들은 무사히 생지옥이나 다름 없는 그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영화 크레이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와 살상과 엑소더스가 버무려진 스릴러급 영화다. 이면에는 환경문제가 담긴 듯 했지만 그건 죽음을 당하는 피해자들의 무관심이나 악행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라 제 3자의 실수로 말미암은 것이라서 환경문제에 천착하기도 어렵다.


그 대신 한국 영화 괴물에서 괴물과 접촉한 사람들을 일방적으로 수용해놓고 검사부터하려는 장면이 떠올랐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예 대상자를 없애버리려고 한다. 그들의 눈에는 인명의 존엄성은 없어 보인다. 그냥 대다수의 살 사람위해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과 그 지역을 아예 지도상에서 없애려고 만 한다.


주인공 부부는 쫒기지만 누굴 향해 분노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태가 지속된다. 그 점이 나도 화가 나고 답답했다. 좀비급 인간들과의 물고 물리는 싸움 장면이 끝나면 저들은 왜 저렇게 되었는지 그리고 왜 주인공만은 멀쩡한지...그리고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는 누군지 그안에 모종의 계략이 무엇인지 도통 알려주지를 않았다.


간만에 보는 스릴러 물이지만 잘 만든 것 같지는 않다. 앞뒤 내용 전개를 싹둑 잘라 먹고 놀래키려고만 하는 장면만 남은 셈이다. 그나저나 누군가의 잘못으로 삶의 근거지가 홀라당 날아갔으니 어디가서 하소연을 해야 하나. 게다가 완벽하게 탈출에 성공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을 지켜보는 라스트 신의 여운은 일상에 갇힌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