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클래스 - 자고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 했거늘...

효준선생 2010. 3. 24. 01:02

 

 

 

 

 

 

 

영화 클래스를 보고 두가지 점에서 생경했다. 프랑스 말의 엄청난 대사량, 저들은 쉴새 없이 떠들고 이야기 하는 사이 그들이 쏟아내는 엄청난 음절수, 실로 어마어마했다.

둘째, 학교 교실안에서 교사와 학생사이에 언쟁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튀어나오지만 절대로 선생이 폭력을 쓰지 않는다는 점, 일단은 말로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하고 그안에는 논리정연함과 집요함이 함께 있었다.


영화 클래스는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촬영을 감행했다. 프랑스 파리의 어느 시내학교, 교무실로 보이는 선생들의 공간 두어개, 그리고 반 하나. 그게 다였다. 그중에서도 대다수는 교실에서의 이야기들로 끌고 나갔다. 두시간동안 그럴 수 있었다는 게 희한했다.

당연히 대사가 위주가 되었는데 그안에서 학교생활이 보여주는 많은 것들이 언어화되어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반 아이들이 툴툴거리면서도 제 할말은 다한다는 것, 그것이 정제되지 않고 순화되지 않은 날것들이지만 선생은 그들이 왜 그런생각을 하고 왜 그런말을 하는지 일일이 관심을 가져 주었고 아이들은 그것에 대해 의심과 융화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건 쉽지않은 현실이다. 스무명 정도 되는 한 반의 아이들은 완전 제각각으로 보였다. 캐릭터는 다양하고 심지어 거친 폭력성까지 느껴지는 아이들도 있었다. 특히 술래이만이라고 불리는 아이가 그 정점에 있었다. 그는 매사가 불만이고 선생의 질문에 거칠게 대꾸했다. 문제는 하나의 반을 이끌고 나가는데 과연 그런 아이가 배제되어야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영화가 폭발하기 시작했다. 그의 비고의적 행위로 인해 한 아이에게 상처를 입히게 되었고 그 아이의 퇴학을 중심에 두고 선생은 자신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함에 고민한다.

많은 장면들이 있지만 이 부분이 가장 심도 깊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진 것이다. 그런데 영화의 말미는 그 해답을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퇴학결정이라는 현실에서는 가장 흔하고 가장 쉬운 방법을 택했고 종래의 학원영화에서 말하는 이해와 용서와는 전혀 동떨어진 결과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한 아이가 말한다. 자신은 한 학기 동안 아무것도 배운게 없는 것 같다고. 그 아이의 말에 짐짓 당황하는 선생의 표정을 읽었다. 자신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아이는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일까 물론 자신이 아무것도 배운게 없다는 사실을 아는 것 자체를 “배웠다”고 할 수 있지만 선생에게는 모욕이 아닐까 싶었다.


모든 아이들과 선생은 좁디 좁은 운동장에서 축구를 한다. 그리고 카메라 앵글은 빈 교실을 비추고 있었다.

 

이 영화 보면서 프랑스 교육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은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이 좀 심하게 말해 콤플렉스 때문에 상처를 가지고 성장하는 게 아닐까 싶은추측 때문이었다. 축구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의 “고국”의 편을 들며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 그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프랑스의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그들은 상당수가 프랑스 주류로 성장할 아이들이고 그들과 함께하는 백인들은 좀 안되어 보이기까지 했다.


아무튼 부러운 것은 제 생각을 가감없이 수업시간에 던져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걸 교육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선생, 그런 분위기 한국의 학교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