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커플테라피 대화가 필요해 - 치유보다 물놀이 여행이 더좋아

효준선생 2010. 3. 7. 00:25

 

 

 

 

 

 

 

 

 

어린 시절 온천에 간 일이 문득 떠오른다. 기억에는 일본식 정원이 딸린 온양온천의 여관형태의 온천이었는데 정원에는 금붕어가 노니는 연못이 있었고 안쪽 탕에는 조금 이상한 냄새가 나는 따뜻한 물이 나오는 욕조가 있었다. 방은 다다미라는 것이었고 무척이나 낯선 분위기였는데 나중에 크면 다시 와야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인상적인 곳이었다.

전에 가이드 공부를 하면서 관광학 개론이라는 책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서문에 여행에 대한 이런 저런 정의가 담겨있었다. 다들 관광학 박사들이라는데 그중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관광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을 벗어나 아무런 제약없이 심신을 풀어 놓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행위라는 말, 요즘의 유식한 말로는 테라피라고 하는 것이다.

영화 커플 테라피는 이런 테마를 가지고 만든 영화였다. 커플이니 당연히 커플이 나올테고 각자의 사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영화의 경우는 이혼 위기의 한 커플을 위해 다른 커플들이 들러리를 선 조금은 이상한 설정을 하고 있었다.

위기의 부부는 자신들이 더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헤어지는 것이 좋은지 상담겸 휴양을 위해 리조트를 가려는데 친구들아 너희들도 가자 같이 가자는 이유는 할인이 된다는 것이다.

약간의 문제가 없지는 않았지만 어쨌거나 출발한 그들 모두 해서 8명, 에덴의 서쪽에 모인 그들은 리조트 측의 황당한 일정에 분개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온 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지내기로 한다.

리조트 측에서는 베풀어주는 일련의 테라피는 다시 경망스럽기까지 하다. 요가에 심리상담에 그 외 시간에는 뭘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곳의 주인장은 마치 신선이나 되는 듯한 선문답을 할 뿐이다.

영화의 주제는 이렇다. 아무리 제 3자가 떠들어봐야 스스로 사랑을 치유하는 수 밖에 더있나 알아서 해라인데, 그 해법은 너무나 작위적이다. 에덴의 동쪽은 싱글들의 낙원이다. 남자와 여자들은 서로의 짝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고 이곳으로 잠입한 중년 부부들은 이런 저런 소동 끝에 자신의 사랑이 얼마나 소홀히 했나를 스스로 깨닫게 된다.

원래부터 한 커플만 문제가 있었고 다른 커플들은 별로 문제될 게 없었으니 해법도 뜬금없거나 수월하다.

아무튼 치유를 목적으로 한 여행이든 그냥 놀러온 여행이든 어딘지 모르지만 옥빛의 바다와 싱그러운 자연 풍광을 넓은 스크린으로 바라보니 내 마음도 즐거워졌다.

저런 멋진 곳으로 여행갈 처지라면 뭘 그렇게 불평을 하면서 사나 싶다.

영화 커플 테라피에는 위기의 부부에게 쓸만한 치유방법이 소개되지는 않는다. 그냥 지루한 일상이 권태롭다면 떠남을 권하는 정도다. 물론 경제력이 뒷받침 되어야 겠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