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위핏 - 잠시 꿈을 접은 당신에게 보여주고픈 어느 소녀의 성장일기

효준선생 2010. 2. 11. 01:02

 

 

 

 

 

 

 

 

인간은 脫殼을 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곤충과는 달리 사회가 주는 나이를 충분히 먹었어도 여전히 유치스러운 언행을 하는 애어른이 몇몇 있다. 얼마전 뉴스에 대학생이 자기가 원하는 과목을 수강신청할 수 없게 되자 막강한 힘(?)을 지닌 모친에게 도움을 청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듣고 실소했다. 더 웃기는 것은 그 모친이 학교측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자 결국 그 아이를 위해 열외로 한 자리 더 넣었다는 것이다.


그 학생으로서는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있게 된 성공적인 작전이었겠지만 그 아이 인생은 그 부모에 의해 저당을 잡힌 몰모트 신세가 아닐가 싶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어느 부모든 자기 자식이 어긋난 길로 나간다고 판단하며 도시락 싸들고 말리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그런데 그 가치 판단은 늘 자신은 옳고 자식은 틀리다라고 생각하는게 부모와 자식간의 마찰을 불러오는 계기가 된다. 오로지 자신의 이상 실현을 아이의 어깨위에 올려두고 앞으로갓, 뒤로돌아갓을 외친다면 그 자식의 미래는 과연 누구의 것일까


영화 위핏은 영화에서 드러내 놓고 말하는 롤러 게이머의 승부세계가 전부는 아니다. 영화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하이틴들의 성장통을 롤러라는 거친 스포츠를 통해 보여준 박진감 넘치는 하이틴 무비였다.


그 안에는 그 나이또래가 품을 수 있는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고민, 성적 호기심, 부모와의 갈등, 친구와의 관계등등이 녹아 있었고 영화 후반부에 이 모든게 그녀에게 고민으로 다가왔을때 그걸 한방에 해결해 준게 바로 롤러였다.

한국에서 80년대 후반 롤러장은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사교장이자 놀이터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곳은 퇴폐적인 장소로 낙인찍혀 불량학생이나 들락거리는 곳이라고 가지 말라고 했던 말들이 기억이 난다. 물론 부모로 부터, 그런가 보다라고 넘기고 말았지만 80년대를 대표하는 음악을 선정할때면 반드시 나오는 디스코 음악들은 롤러장이 없었다면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을 것이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몇 년이 흘러 롤러장을 官에서 주관하며 콜라팝등으로 어른들의 감독하에 두면서 그 인기마저 시들해졌으니, 지금도 생각나는 장충동 야외 롤러장은 왜 없앤 걸까


블리스(앨런 페이지)는 늘 엄마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그녀와 별로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미인대회에 나가서 엄마의 한을 풀어주어야 했고 그녀의 눈에 비친 작은 도시속의 풍광은 늘 같은 모습의 것들이다. 자신의 미래 역시 저들과 별로 다를지 않을 것 같아 속상하다.

대학에 가고 싶어 하는 패시는 그녀의 거의 유일한 친구로 함께 식당에서 알바를 한다. 그러던중 우연히 롤러 더비를 하는 거친 언니들을 만나고 오디션을 거쳐 그 팀의 일원이 된다.

작은 체구지만 스피드와 천부적인 소질의 그녀, 일약 롤러더비의 신성으로 떠오르고 만년 꼴지 팀 헐 스카웃에도 이겨보자는 욕구가 생긴다. 모두 그녀의 분발 덕이다. 그 즈음 그녀는 밴드에서 기타치는 녀석에서 호감이 생기고 그녀의 첫사랑이 이루어지나 싶었다. 신나는 일상이 이어질 무렵, 그녀의 부모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남자친구와도 틀어지는 일이 발생한다. 설상가상으로 그녀가 미성년자임이 밝혀지면서 사면초가에 처한다.


미인대회와 롤러더비의 결승전이 하필 같은 날 있을게 뭐람, 과연 그녀의 선택은 무엇일까

롤러 더비에서 그녀의 진정한 꿈은 이루어 질 수 있을까


영화 위핏은 땀냄새가 물씬 난다. 여성의 거친 숨소리는 매력적이지만 야하다기 보다 액티브하다.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악착같이 결승선을 통과하려는 스포티한 몸짓, 그리고 팀원들에게는 이기고자 하는 파이팅이 생기자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다.


롤러 더비는 처음 보는 경기지만 룰을 잘 몰라서 처음에는 그냥 따라만 갔다. 결승전 게임에 이르러 그녀들이 보여주는 스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재머라고 불리는 일종의 술래를 먼저 보내기(그래야 점수가 난다) 위한 “휩”은 대단해 보였다. whip은 낚아 채는 것을 말한다. 바로 롤러 더비 결승전에서 보여준 바로 그 기술이다. 영화 제목도 여기서 나왔다. 이 단어에는 질러버리다, 움켜쥐다,  자극을 주다등의 의미도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은 너무나 잘 알려진 드루 배리모어다. 그녀는 영화에서도 한 성격하는 스매쉴리로 등장해 상대방 여배우를 두들겨 패는 역할로 등장한다. 그녀를 보면서...감독인데 너무 거칠게 나오네라고 빙긋이 웃었다.


인생에는 몇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 당신의 운명을 낚아챌 준비가 되었나요? 그러면 영화 위핏은 당신에서 그 기회를 살리라고 말할 것입니다. 작은 소녀도 해냈으니까요 자신이 가장 하고픈 일을...  

 

꿈을 잠시 잃은 청소년과 꿈을 잠시 접은 청년들에게 권하고 싶은 영화 위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