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발렌타인데이 - 헐리웃 스타들, 정분나는 그날

효준선생 2010. 2. 10. 00:48

 

 

 

 

 

 

 

 

시즌이 되면 사람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짝을 이뤄야 겠다는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며 그것이 바로 인간이 짐승에서 분화한 증거라고 한다. 발정기라는 게 사라진 이후 인간에게는 그 종족번식의 능력이 사계절 어느때든 상관없이 가능해졌고 그로 인해 숫컷들끼리의 처절한 전투도 사라진 것은 다행이라는 이론이다. 물론 암컷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인간은 발정기가 아닌 소위 이벤트 데이를 수시로 만들어 내고 그게 상업화의 그럴듯한 포장과 맞물려 거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바로 루저가 되는 상당히 피곤한 일상을 만들며 살고 있다.


크리스마스, 발렌타인데이등이 그것들이다. 한국에서야 거기에 더해서 화이트 데이, 로즈 데이, 빼빼로 데이등등 셀 수 없이 많은 “그날”들이 있는 것을 보면 며칠전 한국은 무척이나 욕정적인 나라라고 평가한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사 남자와 여자가 서로에게 끌리고 호감을 갖기 위해 이것 저것 준비하고 혹은 남 앞에서 자랑하려는 속마음을 탓할 이유는 없지만 커플이 되지 못한 싱글들에게는 이런 날들은 없었으면 하고 바랄테니 결국 이런 날들은 승자독식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 발렌타인데이는 말 그대로 2월 14일에 발생하는 수많은 커플 남녀의 만나고 헤어지는 혹은 혼자서라도 의미있게 보내겠다고 몸부림 치는 사람들의 갖가지 이야기를 담뿍 담아 놓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그 구성이 형식은 러브 액츄얼리의 히트에 말미암은 짝퉁적 성격이 물씬하다. 하지만 그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 나로서는 이 영화도 나름 재미없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우선, 등장하는 스타급 면면들이 반가웠다. 여기 나오는 배우 두세명만 가지고도 영화를 찍을만큼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들이 단역에 불과한 등장씬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음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물론 연출력과 짜깁기를 맡은 편집의 공이 크겠지만,


둘째, 영화속 군상들은 모두 커플이 되지 않았다. 기존의 커플들이 헤어지기도 하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기도 하고, 혹은 혼자서도 나름대로 해피하게 보내는 법을 말하기도 하고, 이성이 아닌 동성과도 즐거울 수 있으며, 부모와 자식간에도 사랑을 할 수 있음을 표현해 내기도 했다.


전체적인 구성을 놓고 보자면 애쉬튼 커쳐가 맡은 꽃가게 사장이 중심이라고 보인다. 그의 연인들과 꽃가게를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일상이 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노인과, 아이와 남자와 여자, 그리고 고등학생까지...그들이 말하는 사랑은 가짓수도 다양하고 흔히 말하는 사랑의 정의를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기교 또한 대단하다. 노역을 맡은 배우들이 자신들이 청춘시절에 찍었던 영화 앞에서 다시 한번 사랑의 키스신을 재현해 낸 것, 하루종일 꽃을 전해줄 대상을 찾아 헤매던 꼬마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엄마였다는 설정, 좀 울컥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줄리아 로버츠가 그런 단역이나 맡을 리 없다고 내내 생각했는데 막판에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발렌타인 데이라고 더 특별하게 사랑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지금 곁에 누군가가 있다면 그를 변함없이 사랑해주면 되고, 지금 없는 싱글들도 발렌타인데이라고 심란해 하거나 가진자의 여유를 시기할 필요도 없다. 나중에 자신들이 커플이 되면 세상이 모두 자기것 같아 보이는 날이 바로 모든 사람 마음속의 발렌타인 데이기때문이다.


참고로 엘에이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렛을 주는 날이 발렌타인데이가 아님을 여실히 증명해 낸 영화속 장면을 유심히 보시길 바란다. 또하나 뉴문의 짐승남, 테일러 로트너의 아크로바틱한 체조 솜씨도 장난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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