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셉템버 이슈 - 패션업계의 교황, 안나 윈투어의 일벌레적 카리스마

효준선생 2010. 2. 1. 00:05

 

 

 

 

 

 

영화 셉템버 이슈를 보기전 도대체 제목으로 달아둔 9월호 특종은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한국에서 잡지의 성수기는 12월호가 아닐까 싶었는데 미국등 서구의 패션업계에서 최고로 치는 성수기는 9월즈음이라고 보는 듯 했고, 유난히 9월호는 두껍게 나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패션업계 종사자를 다루는 것인만큼 볼거리는 무척이나 화려했다. 그런데 추가로 주인공이 등장한다. 바로 디자이너를 디자인 하는 패션업계의 교황, 패션계의 콘트롤러로 불리는 안나 윈투어가 바로 그녀다. 처음에는 그녀 역시 뭇 디자이너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전세계 디자이너가 그녀 앞에서는 을의 입장이 된다는 사실에 놀랄을 뿐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최고의 패션 잡지라고 하는 보그지에 실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모두 인정하기 때문이었다.


최근 무릇 잘나가는 CEO들은 하나 같이 종업원을 손님처럼이라고 떠들어 대며 무척 인도주의자적인 행세를 한다. 한국의 총수도 다름아니다. 하지만 안나는 다르다. 보그 잡지 안에 실릴 사진 한 장까지 그녀의 재가가 없이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으면 이런 과정이 무척이나 집요하고 비정할 정도로 쎄게 보여진다.


안나 윈투어의 상대가 되어 주는 인물은 그레이스다. 그녀는 전직 모델 출신으로 교통사고로 인해 모델일을 그만두고 지금껏 보그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실직적인 보그의 2인자이다.

영화에서도 그녀의 비중이 안나에 비해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그녀의 불만 역시 안나 앞에서는 수그러트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비춰진다.


자신의 결과물이 커트 당할 때의 심정이란 직장인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그레이스 역시 그런 안나의 다소 안하무인 격인 태도에 화가 나지만 결국 안나는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게 보그를 안나와 나머지 사람들이라는 공식을 유지케 해주는 카리스마다.


패션업계의 교황이라고 하지만 그녀의 일상은 일벌레나 다름이 없어 보인다. 쉬지 않고 돌아다니며 보고 만지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안에는 직원들의 견해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보인다.


영화의 또하나의 볼거리는 말로만 들었던 유수의 디자이너의 실물을 볼 수 있었으며 빠르게 진행되는 패션업계의 일들이 화면을 메꿔나간다. 그건 패션에 관심이 있지 않은 사람에게도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단순히 패션업계를 조명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묵직한 책 한권을 만들어 내기 위해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리고 조력하는 장면이 무척이나 박진감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녀의 오만에 가까운 카리스마에 숨막혀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만약 나의 회사를 꾸리는 총수라면 그녀의 전략에 귀를 기울 일 수 있을 듯 했고, 사람들이 왜 그녀를 추종하는지 살필 수 있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영화는 다큐의 성격이 짙다. 그 안에는 안나 윈투어라는 여주인공을 두고 맴을 돈다. 영화의 마지막, 그녀는 카메라를 응시하며 말한다. “더 이상 해 줄 얘기가 있나요?”

그녀의 진솔함, 다 드러났는지는 관객이 판단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