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맨 온 와이어 - 세상의 꼭대기에서 춤을 추고 싶었던 남자

효준선생 2010. 1. 29. 00:18

 

 

 

 

 

 

사내는 남과 다른 모험심을 가지고 있다. 그건 누구도 도전조차 하지 못할 위험천만한 일이며 그 행위 자체로 인해 콩밥을 먹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그의 행위를 경외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펠리페는 곡예사로 불린다. 영화 맨 온 와이어에서의 그의 모습은 곡마단에 소속된 그런 곡예사가 아니라 전적으로 혼자서 움직이는 일종의 아티스트로 그려져 있다. 줄타기는 혼자 하지만 그를 지원해 주는 고마운 친구들 덕분에 그는 아무도 시도하지 못할 거대한 프로젝트를 꾸민다.


1968년 뉴욕 쌍둥이 빌딩이 위용을 자랑할 거라는 신문기사에 필이 꽂힌 청년 펠리페, 그는 신문기사를 찢어 호주머니에 넣고는 바로 작전에 돌입한다. 그 작전은 쌍둥이 빌딩 옥상과 옥상을 줄로 연결하고 그 위에서 줄타기를 하겠다는 생각이 밑천이 되었다.


지인과 친구들은 그런 그의 모습을 대단하고 혹은 미쳤다고 보았다. 하지만 그의 집념은 주변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1974년 8월 드디어 그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높이에서 역사적인 도전에 나선다.


그의 도전이 성공했는지 여부보다, 영화는 그 과정을 꼼꼼하게 집고 넘어가는 데 주력한다. 인터뷰를 따내고 당시의 자료 사진을 최대한 이용해 마치 대역을 써서 새롭게 찍은 것처럼 만들고, 주변인들을 인터뷰이로 끌어내 펠리페의 당시 도전에 대해 가감없이 전달하려고 주력했다.


우린 펠리페가 줄타기에 매달리며 희열을 느끼는 것과는 달리 삶이라는 고충속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절대적으로 평형감각이 유지되어야 떨어지지 않듯이 우리도 늘 낙오를 두려워 하면서 살고 있다. 펠리페는 줄 위에서 있을때가 가장 행복하지만 우린 타의에 의해 줄아래로 떨어질 것을 걱정해야 하는 차이가 있다.


그의 행위는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런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서 주변 탓만 하기엔 인생은 너무 짧다. 영화 말미 펠리페의 오늘날의 모습이 보여진다. 30년전 날렵해 보이는 그의 체형과는 많이 달라보였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줄위에 매달려 누구도 체험하지 못하는 열락의 세계에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죽음은 두렵지 않다. 다만 죽는 날까지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다하지 못할 것이 두렵다.

현실에 지쳐 있는 사람에게 권해 볼 만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