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리키 - 아기천사는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

효준선생 2010. 1. 23. 00:31

이 영화리뷰는 스포일러가 없을 수 없고 미리 알게 되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를 보실 분은 안읽으셔도 됩니다.

 

 

 

 

 

 

 

어릴적 인간은 한 번쯤 날개가 달려 저 하늘을 마음껏 날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곤 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야 좋지만 언제 그런 생각을 많이 할까 현실에서 만족하지 못하거나 조금은 자유롭고 싶을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럴때면 내가 날지 못하지만 날개가 달린 천사와 와서 말벗이 되어 주는 꿈을 꾸기도 한다. 마치 사랑의 메신저 큐피트처럼 말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사람의 등짝에 날개가 달려 있다면 불편하지는 않을까


한동안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막연했던 희망을 오늘 영화 리키를 통해서 보게 되었다. 아버지가 없는 가정, 엄마는 화공약품을 다루는 공장에서 일하고 딸은 엄마의 자전거에 매달려 통학을 한다. 그러던중 엄마는 외국인 근로자와 눈이 맞아 그를 집안으로 끌어들인다.

그리고 남자와 딸의 껄끄러움, 이어지는 출산으로 가족의 증가. 여기까지는 종래에 흔히 볼 수 있는 홈드라마의 전형이다. 

관객을 경악하게 하는 장면이 다음에 등장한다. 태어난지 얼마 안된 아기의 몸에서 이상징후가 보이기 시작한다. 엄마는 그걸 남자가 아기를 때려서라고 오해하고 남자는 집을 떠난다. 남겨진 엄마와 딸, 그리고 아기는 새로운 문제를 풀 준비를 한다.


영화 리키는 컬트무비에 가깝다. 처음에는 아기의 재롱이나 볼 수 있는 코미디물인줄 알았지만 전반부에 내내 흐르던 긴장감을 유발하는 음악과 딸아이의 날카로운 눈빛이 아기를 싸고 돌면서 부터는 오펀같은 공포물인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장르를 종잡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하지만 카메라 아이의 등에서 솟아 나는 날개를 비추어 주며 세상에 저런 상상이 가능할까 놀라워 해야 했다. 그리고는 머릿속에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저 아이는 현실속에 존재하는 오브제는 아닐 것이다. 감독은 마치 천사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아이를 통해 분명 모종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라고.


사람들은 날개달린 아기를 보면서 신기해 했지만 어느 이웃은 대놓고 기형아라고 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엄마와 남자는 모두 병에 해골표시가 그려진 화공약품 제조공장에 다녔다. 그렇다면 그게 영향을 줄 수 도 있는 환경보호에 대한 문제제기도 될 수 있고, 한편으로는 결손가정에서 벌어지는 가족간의 위화감을 아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접어두면서 조금씩 희망의 싹을 피우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람들에게 날개달린 아기를 선보이는 날, 아기는 하늘 높이 날아가 사라졌다. 현실에서는 존재 자체가 불가능한 아기지만 아기를 잃어버린 엄마는 슬퍼한다. 그리고 아기가 사라진 연못에 가서 자살을 결행한다. 그러나 엄마의 눈에 비친 아기의 모습, 환영일 것이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엄마, 영화의 엔딩에는 엄마는 임신을 했고 딸은 새로 맞은 남자를 아버지로 인식하는 포즈를 취해주었다. 늘 엄마의 오토바이를 타던 딸이 남자의 오토바이를 타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날개 달린 아기는 처음부터 없던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영화 중간에 엄마가 복권에 당첨된 뒤 이런 말을 한다. 아기가 태어난 뒤에 복을 받았다고, 천사는 복을 주고 떠났고 남겨진 가족은 이제 새롭게 다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