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랑은 너무 복잡해 - 헤어진 내 사랑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효준선생 2010. 1. 28. 00:51

 

 

 

 

 

 

 

영화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이혼한지 10년차가 된 중년여성의 전 남편과 새로 좋은 감정을 갖게된 남성과의 심리적 갈등과 주변환경에 대한 우여곡절을 그리고 있다.

누구나 사랑을 해서 결혼을 하지만 유효기간에 끝났다고 생각이 들면 예전에는 참고 살았던 것이 요즘은 도장 찍고 남남이 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


그걸 누가 모라고 할 수도 없다. 살기 싫은 사람과 사느니 솔로로 사는 편이 나을 수도 있기때문이며, 그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인은 이제 이혼한지 10년이 된 50대 여성이다. 적당히 살도 찌고 얼굴도 후덕해 보인다. 그녀에게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3명의 자식이 있고 다들 제 앞가림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장성했다. 거기에 본인은 제과점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아쉬울 게 없어 보인다. 단지 외로운 잠자리가 서글픈 뿐이며 이것도 친구들과의 수다로 해소해 나간다.


아들의 졸업식을 계기로 전남편과의 해후는 그녀에게 새로운 국면을 가져다 주었다. 술김에 벌인 잠자리, 그녀와 전남편은 예전에 알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이내 과거의 경솔했던 선택에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전 남편은 이미 젊은 여자와 새 살림을 차린 상태이며, 아내에게는 건축가가 조금씩 호감을 가지며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오랜만에 불이 붙은 중년의 로맨스는 자신들의 행위가 불륜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멈추지 못한다. 그것은 너무 익숙해져 있던 몸에 대한 기억을 재생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대화를 통해 그들은 예전 서로가 바쁘다는 핑계로 대화에 소홀했으며 제대로 얘기한 번 나눈적이 없었던 것 같았다.


남자는 말한다. 예전의 당신은 늘 자신의 일과 육아에 힘들어 했고 진정한 남녀간의 사랑은 형식뿐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당신에게서 인생의 여유가 있어 보이고 그것을 보는 나 자신도 행복하다고.


우린 젊은 시절 잠깐 불같은 사랑을 하고 이내 생활의 덫에 빠져 돈을 벌고, 집과 차를 사고 부모와 자식들을 봉양하고 키워내는데 몰두할 수 밖에 없다. 거기서 오는 정작 부부간의 사랑은 뒷전이 되고 권태가 느껴지고 심한 경우 헤어짐까지 겪게 된다.


만약 그때 작전 타임을 걸고 인생의 다시 리셋 할 수 있었다면 그들은 과연 이혼을 했을까? 게임을 하면 구할 수 없는 꽉막힌 상태가 나온다. 그러면 시간이 흘러가면서 심리적 초조함은 극대화 되고 막판에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자포자기를 하게 된다. 하지만 영리하게 게임을 운영해온 사람들에게는 보너스가 주어지고 그것을 이용해 게임을 리셋하게 되면 분명 그 안에는 종전에 없던 수가 생기게 된다.


영화 사랑은 너무 복잡해는 단순히 이혼 남녀의 재결합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들의 심리적 갈등을 상당한 수준의 유머로 치장했고 그 해답을 관객과 함께 고민할 수 있도록 설계해 놓았다. 아주 쉽게 재결합이라는 답을 내놓는다면 이들 때문에 또 상처를 받아야하는 사람이 생길 것이고, 그들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다소 다층적인 답을 제시하고 있지만 결국 그걸 보면서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함께 오래 곁에 머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 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주는 가치가 컸다.


오랜만에 운우지정을 나누었다고 다시 과거의 상처가 말끔하게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다. 헤어질때는 서로 상처를 내고 그게 아물었다고 해도 기억의 상처는 여전할 테니 말이다. 이혼의 상처가 아직도 봉합되지 않은 아이들도 다독거려야 하고, 내가 선택하는 반대에는 버려지는 사람도 생길 수 있는 것이고 나를 좋아하는 누군가도 들여다 봐야 하는 제인역의 메릴 스트립의 연기는 무척 훌륭했다.

한때는 섹시가이였던 알렉 볼드윈과 가족 코미디물에 자주 나오던 스티브 마틴의 중후하면서도 코믹한 연기와 더불어 2시간이라는 긴 시간을 몰입할 수 있게 해준 힘이었다.


젊은 커플 관객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로맨틱 코미디인줄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라고 말하며 자신들의 부모님에게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말한다. 시간은 금새 흐른다. 젊어서 자신들의 사랑은 영원할 거라 믿지만 제인과 제이크도 불꽃같은 젊은 시절의 사랑후에 누구나 그러하듯이 찾아온 시련끝에 헤어짐을 겪었음을 잘 기억해 두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