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꼬마 니콜라 - 누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만한 개구장이들의 일상

효준선생 2010. 1. 19. 00:21

 

 

 

 

 

 

 

얼마전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나는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는 덴마크가 특파원 기자들에 의해 주목받은 일이 있었다. 특파원은 도대체 그들은 무슨 근거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다. 해답은 아주 간단하면서도 한국인에게는 요원한 일처럼 느껴지는 바로 그것이었다.

어릴적부터 타인에 대한 배려를 배운다. 그런 이유로 타인에 의해 자신의 안위가 손상될 일이 없다고 느끼는 만족감, 비록 엄청난 비율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야하지만 자신이 어린시절부터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았던 각종 복지혜택을 감안한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다시 말해 그 나라 사람들은 어린 시절부터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철저하게 배우고 성인이 되어서는 다음 세대들에게 그걸 전수하는 것. 그것이 바로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지수였다.

유럽국가뿐이 아니다. 이름도 생소한 히말라야 산맥의 작은 국가 부탄 사람들도 행복지수가 높기로는 최고 수준이다. 그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롭지 않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특유의 종교관과 자연을 접하면서 사는 정신적 넉넉함이 그들 스스로를 행복해라고 느끼게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행복한가

어린 시절 우리는 반아이들을 물리쳐서 등수를 높이고, 남들이 하면 나도 기를 쓰고 해내야 하고 기존의 것들은 더럽고 낡고 진부한 것이라고 모두 해체하고 새로운 것들로 채워야 한다는 강박증과 조급증으로 무장된 것은 아닐까.


영화 꼬마 니콜라는 프랑스 아동들의 성적 호기심, 그리고 자아에 눈을 떠가는 그 또래들이 겪었을 만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 놓고 있다. 니콜라의 집과 학교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지만 그건 프랑스 사회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아이들은 모두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부잣집, 뚱보, 공부잘하는, 키가 큰, 장난을 잘 치는, 너무 많아서 다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아이들이 뭉쳐 하나의 프로젝트에 도전을 한다. 바로 니콜라에게 동생이 생기지 않도록 작전을 세우는 것.

프랑스 역시 저 출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라다. 그런데도 아이들을 내세워 이런 패러다임에 도전을 했다. 왜 그랬을까?

아직 청소년이라고 부르기는 어려보이지만 조금씩 이성에 눈을 떠가는 니콜라와 친구들, 그들이 아직도 동심속에 살고 있는 것은 동화 엄지공주에 나오는 것처럼 부모들이 동생이 생기면 자신을 숲속에 버릴지도 모른다는 강박증에 빠진다는 것이다.


한국의 어린이도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말 안들으면 귀신이 와서 잡아간다. 너는 다리밑에서 주어왔으니 말 안들으면 다시 다리밑에 갇다 버린다 식으로, 그럴때면 아이들에게 부모는 자상한 부모가 아니라 저승사자처럼 보였을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런 말에 주눅이 들기는커녕 친구들과 뭉쳐서 어른 들은 할 수 없는 작전을 세운다는 것이 그들의 반란의 주요한 내용이다.


아이들은 모종의 계략을 꾸민다. 그런데 거기에는 돈이 들어간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기발한 아이디어 쏟아지고 이것을 실행에 옮긴다. 마시면 슈퍼맨이 되는 약을 팔기도 하고, 길거리에서 할머니를 상대로 야바위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모든 행위가 쓸데 없는 짓이라는 건, 동생 때문에 자신이 피해를 보게 될 거라고 울상을 짓던 친구에 의해 뒤바뀐다.

동생이 생겨서 너무 좋다는 말을 듣자 마자 니콜라는 언제 그랬냐는 듯 동생과 즐거운 한때를 상상한다.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니콜라는 동생이 태어나자 동생을 마치 괴물처럼 묘사해서 어른들은 당황하게 혹은 웃기게 만든다. 누구나 그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부모의 사랑을 동생이 나눠 가질 거라는 심리적 위축감.


아이들이 무척이나 귀엽다. 어른들은 프랑스 특유의 오버스러운 유머로 점철한다. 그게 영화 꼬마 니콜라의 전부이자 핵심이다.


모두에 왜 타인에 대한 배려에 대해 이야기를 했냐면 오늘 시사회때 아이들 영화인지라 니콜라 또래의 아이들이 많이 찾아왔다. 물론 부모들과 함께 하지만 공공장소에서의 타인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영화를 보면서 앞자리를 발로 차고 앞좌석을 잡아 흔들고 연신 떠들어대는 대도 이를 제지 하지 않는 부모들을 보면서 한국에 사는 나는 행복하지 않다 라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그 아이들이 커서 극장에서 같은 경험을 목도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남을 배려한다면 타인도 자신을 배려해 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