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하모니 - 영어(囹圄)의 그녀들, 합창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다.

효준선생 2010. 1. 14. 00:51

 

 

 

 

 

 

 

 

광나루 멜론 악스홀...원래 이곳은 공연을 주로 하는 곳이라 영화 시사회를 하기엔 조건이 좋지 않았다.

 

 

원래 1층 뒷쪽에 자리를 받았지만 경사도가 거의 없어 앞사람에 가려 화면이 안보였다. 그래서 받은 2층 맨 앞자리

하지만...2층 난간에 화면이 걸리는 바람에...다시는 이곳에 갈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이글 보시면 이곳에서 시사회 하지 마시기를

 

 

본격적인 시사회에 앞서 몇가지 공연과 배우들의 인사가 있었다.

하지만 어설픈 진행때문에 원래 정해진 시사회 시간(8시)를 훌쩍 넘기게 되자 귀가시간때문인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가수는 노래나 잘 하시길...

 

 

박준면, 정수영씨는 현장에서 열창을 해주시고, 강예원씨가 참 예쁘게 나온듯...맨 오른쪽이 감독인 강대규 감독...

이번 작품이 입봉이라는데 이정도면 호평이 나올듯 싶다. 물론 극장이 밀어줘야 하겠지만...

 

 

 

 

사람들은 인생의 어떤 장면에서 가장 슬퍼할까 아마도 사람을 잃어버리는 그 순간이 가장 슬프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는 사람이라고 다 슬퍼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와의 과거로부터의 관계의 단절은 순식간에 엄청난 절망감과 상실감을 부여하고 인간은 그 공허함을 메꾸지 못할 것 같아 슬퍼하는 것이다.

영화 하모니는 이렇게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발생하는 인연의 단락을 끊임없이 생성하고 다시 이어붙이면서 관객을 울고 웃기는 영화였다.

감옥이라는 공간은 자유로부터의 격리다. 이곳에 들어오기 직전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울 것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자신의 자유를 속박당하고 세상의 단맛에서 격리당한채 몇 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다. 게다가 그 안에는 낯선 사람들이 자신과 격의없이 맞 부딪치며 살아야 한다는 것도 무척이나 부담스런 일일테고.

그런 공간에 여자 재소자들이 몰려있다. 그들이 이곳에 온 사연들은 제각각이겠지만 영화속에서 비춰지는 것들은 참으로도 이상하고도 공교롭게 남자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대학 조교와 바람난 남편을 차로 밀어버린 대학교수, 의붓딸을 겁탈하는 남자를 흉기로 쳐 죽인 여자, 기타 등등...다들 왜 하필이면 남성을 희생물로 삼고 이곳에 들어온 것일까

이야기는 다시 감옥안, 이곳에서 규율과 서열이 있다. 다행히도 주인공들의 방장은 위에서 말한 음대 대학교수 출신의 자상하신 나문희 여사님...그래서 그런지 감방 같지가 않고 아이들 유치원 교실 같다. 그 이유는 김윤진이 이곳에서 아이를 출산하고 그 아이가 여러 이모들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모두에 이런 자막이 뜬다. 현행법에 재소자가 감옥에서 아이를 낳으면 18개월이후 입양하도록 말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김윤진은 10년 형을 언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는 그이후에는 입양등의 방법을 통해 이곳에서 나가야 하는 형편이다. 영화는 그것 때문에 아이가 18개월이 될 즈음에 포커스를 맞추며 분위기를 고조시켜 간다.

여기서 추가한 부분은 합창단이다. 굳이 합창단이 아니어도 좋으련만 영화는 극적인 효과를 살리기 위해 합창을 집어 넣는다. 그리고 그 효과는 아주 보기 좋았다. 설마 미용기술이나 목공, 양재기술로 기능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을 넣어다면 그렇게 감정선이 살아 꿈틀거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그들은 그들의 소원풀이를 했고 가족과 지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거기서 영화가 마무리된다면 그건 하모니 만의 종결이었을 텐데, 갑자기 영화 집행자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끼어든다. 사형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나빠졌다는 뉴스 멘트는 바로 집행자에서 써먹었던 것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데쟈뷰를 부인해 보았지만 기결 사형수인 나문희 여사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영화의 마지막은 예상한 바대로 흘러갔다. 아예 눈물의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이 영화의 또하나의 장점은 주연과 조연의 구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각자의 스탠스가 정확하게 계산되어졌다는 것이다. 좀 껄그러운 영화들의 공통점이 조연들이 너무 튀는 바람에 부담스러웠던 적이 있었는데 이 영화는 자기가 할 부분만 정확하게 채우고 뒤로 물러나준 조연들의 공이 컸다. 특히 정수영, 박준면, 강예원의 역할이 도드라졌지만 결코 나문희, 김윤진의 연기를 해치지 않은 선에서 말이다. 조연의 몫은 이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았다.

영화 하모니 블록버스터 영화는 아니지만 결코 감동의 힘이 규모와 비례하지 않았다. 마음열고 느꺼운 기분을 안고 귀가할 자신이 있다면 손수건 한 장 들고 극장으로 향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