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타이페이에 눈이 내리면 - 모범청년, 실종여인을 만나다.

효준선생 2009. 12. 25. 21:10

 

 

진백림은 훈남이다. 최근엔 가수로도 활동한단다.

 

 

 

 

여주인공 동요는 2007년 북경에 있을때 얼핏 이 잡지를 보고 장쯔이도 이런 사진을 찍나 했는데 그녀가 아니라고...

 

 

참 많이 닮았다.아무튼 대만 출신 배우와는 확연히 다르다.

 

 

 

 

크리스마스에 보기에 아주 적당한 영화를 보고왔네요. 영화 타이페이에 눈이 내리면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신인 여가수의 잠시동안의 방황이 순박한 남자에게 어떤 심적인 동요를 불러왔는지를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일본 작가의 원작이고 동경국제 영화제에도 나갔다고 하네요. 감독 곽건기(훠지엔치)는 북경 출신으로 북경 전영학원출신입니다. 미술전공이라서 그의 작품엔 시각적 아름다움이 깔려있죠.


대만의 수도 타이페이에서 멀지 않은 작은 동네, 산동네인데도 열차가 지나고 그앞에는 작은 카페가 있고 그 마을에는 샤오모라는 청년이 산다. 그는 특정한 직업은 없다. 그저 동네사람들이 부탁하면 무엇이든 고쳐주고 미리미리 알아서 해결해주는 척척박사다. 그러니 사람들은 그를 모두 좋아한다.

어느날 그 동네에 도시풍의 옷을 입은 여자가 찾아온다. 뭔가 시름에 겨운듯...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 성대를 다쳐서라고 한다.

그녀는 요즘 막 인기를 끌고 있는 메이라는 가수다. 그녀는 자신의 닉네임을 오월이라고 하고 동네 식당에서 잡일을 하며 샤오모와 가깝게 지낸다. 그녀가 도시를 탈출해 이곳으로 온 이유는 목을 다쳐서 노래를 할 수 없게 되었는데 작곡가나 회사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것.

연예잡지사의 한 기자는 그녀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이곳까지 온다. 그리고는 그녀의 회사에 그녀의 소재를 알려준다. 그는 샤오모에게 이런 말을 한다. 사람이 왜 사라지는 줄 아나? 물론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도 있겠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일 수도 있다고, 자신이 사라진 사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알고 싶어서...메이는 그랬는지도 모른다.

마음으로 흠모하던 작곡가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싶어서 인지 모른다.

 

샤오모가 준비한  새해맞이 잔치한마당이 열렸다. 성대가 다 나은 그녀는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작곡가는 그런 그녀를 포옹한다.

다시 도시로 돌아가 인기가수로 살아야 하는 그녀를 뒤로 하고 샤오모는 쓸쓸해 한다.

얼마뒤 메이는 이는 찾아오지만 샤오모는 눈이 내리면 자신을 찾아오겠다는 엄마를 찾아 이곳을 떠났다는 말을 전해듣는다.


여주인공 동요는 예전에 남성잡지 메인 모델로 본 적이 있다. 다른 배우들과 다르게 본토적인 냄새가 좀 풍기는데 얼핏보면 장쯔이와 무척 닮았다. 극중에서도 식당 아줌마가 그녀더러 와호장룡에 나온 그 여자랑 닮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로 장쯔이의 북경에 있는 중앙희극학원 후배다. 


타이페이는 아열대 지역이라서 눈이 내릴 일이 없다. 그런데도 눈이 오면 엄마가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 샤오모에게는 어쩌면 그곳의 비가 눈처럼 여겨질 지도 모른다. 그리고 화재가 나서 분사하는 119의 거품이 마치 눈처럼 보였는지도 모른다.


영화에는 달콤한 사랑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샤오모가 지붕위의 새똥을 치우기 위해 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리는 장면도 그렇고, 카페 아가씨에게 전달된 커다란 곰인형, 그리고 줄을 이용해 전달하는 크리스마스 선물등등...타이페이의 겨울은 습해보인다. 그럼에도 진초록 수풀이 눈앞에 가득해 기분이 좋아진다.


같은 중화권 영화지만 본토영화와는 좀 다른 맛이 있다. 스케일이 작지만 좀더 세밀한 묘사가 있고 일본문화의 영향이 간혹 배어나온다. 특히 간이역앞에 있는 카페, 참 가보고 싶다. 그리고 나중에 이 영화 정식 개봉했으면 좋겠다. 요즘 들어 허접한 영화들이 난무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느낌이 좋다.


영화속에서 주인공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눈은 오지 않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는 폴폴 내리기 시작했다. 흰 눈이...돌아오는 길에 작은 일본식 식당에 앉아 치킨 돈부리를 먹었다.


기분이 좋어졌다. 식당 창밖으로 눈이 내리고 안개처럼 창문에 서리가 끼고...겨울이구나...

 

이 영화에서 좋았던 대사 한마디: 비는 하늘이 쓰는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