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전우치 - 수리수리마수리 얍, 감정이입도 봉인당하다

효준선생 2009. 12. 22. 01:44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상상력을 극대화시켜서 잠자고 있던 뇌속의 해리에 자극을 주는 것이라고 믿어왔다. 어느때는 상상이 가능한 정도로 어느때는 상상 그이상의 것들을 보여준다. 물론 상상하던 정도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감정이입이 가능하다면 그 영화 보고 나서 잘 봤네라는 감탄사가 가장 먼저 튀어 나올텐데, 영화 전우치는 마치 화투를 미칠정도로 쳐대고 그날 자려고 하면 천정에 화투패가 돌아다니는 것 같은 환영은 보였지만 그게 연결이 잘 안되는 그런 상황으로 연출되었다.

아마도 지나칠 정도로 부산스러운 컷 수에 있지 않을까 싶다. 블록버스터를 표방하고 돈을 어마어마하게 썼다고 기사에 나오지만 어디다 돈을 썼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도 컴퓨터그래픽이 아닐까 싶은데 그게 사실이라면 이 영화는 일식초밥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초밥부페집에 유부초밥과 계란말이초밥만 나온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뭐 물론 영화가 재미없다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우리네 고전을 화려한고 액션 영상으로 옮기려는 열정은 가히 박수쳐 줄만하지만 그렇다고 웰메이드 시네마라고 해줄 수는 없다. 줄거리가 싱겁고 최초(?)의 한국형 히어로라고 내세운 전우치가 고작한 것이라고는 화담선생하고 피리뺏기 놀이밖에 한게 없질 않나.


만약 내가 감독이었다면 전우치가 현세에 살아나 나쁜 놈들, 극중에 돈다발이 든 가방속에 든 아마도 정치인으로 보이는 자들을 비롯해 각종 악의 무리들을 하나씩 소탕하고 마지막에 화담과 정의를 놓고 한바탕 싸우는 정도로 했으면 어떠했을까 싶은데...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는 전우치와 대적할 만한 악당이 없다. 화담선생은 피리를 뺏으려는 나름의 목적을 위해 날뛴 것이고 중간에 아주 사악한 쥐와 토끼의 형상을 한 놈들도 일찌감치 호리병안으로 들어간 것이 아닌가. 달랑 두 마리.


그 다음으로는 과도한 씨지, 판타지 영화인만큼 실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감안하더라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너무 든다. 와이어 액션임이 선명해 보이는 그래서 배우가 공중에 매달리는 장면이 휘청휘청하는 모습도 여과없이 잡힌다.  씨지처리는 아무래도 본지 얼마 안된 2012나 아바타 때문에 더더욱 비교가 되는 지도 모르겠다. 기술적인 테크닉은 잘모르겠지만 배우들의 목소리는 그냥 내가 본 극장의 음향설비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믿고 싶다. 붕붕떠다는 그들의 목소리는 마치 후시녹음을 잘못해 마치 외화속 배우들의 목소리를 성우가 대신 더빙하는 것처럼 들렸다.


영화는 무려 130분을 넘기고 있지만 로케이션도 눈에 매우 거슬렸다. 서울의 어느 공단 뒷골목으로 보이는 장소, 그리고 청계천...아이리스처럼 서울 홍보를 위해 찍음을 “부탁”받았는지 모르지만...이것 때문에 판타지가 아닌 시츄에이션 코미디처럼 된 느낌이다. 왜냐하면 나 저기 가봤는데 하는 불필요한 간섭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남성위주의 액션물임을 감안해도 여배우의 입지는 정말 볼품없었다. 거북이 달린다에서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준 선우선은 의사로 변신한 요괴, 그것도 쥐...내가 제일 싫어하는...그 사람 

그리고 차라리 그녀의 씬은 없었으면 했던 염정아의 시니컬한 여배우역, 이 영화에서 영화속 영화촬영장면이 들어가야 했나? 솔직히 임수정이 맡은 여배우의 코디역은 정말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티가 물씬 났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과도한 분장을 하고 힘겹게 공중을 부양하는 그녀...


여성관객들은 강동원 멋있다고 찬사를 늘어놓지만 영화 줄거리를 논하지는 않았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그들이 날뛰었고 어떻게 해결이 된 건지 다보고도 정리가 안되고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했다.


아주 늦게 끝난 전우치 시사회, 전우치가 그랬던 것처럼 축지법을 써서 집으로 돌아오려니 난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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