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나인 - 줄거리 운운하지 말고 각각의 캐릭터들에 집중하라

효준선생 2009. 12. 23. 00:53

 

 

 

 

멋진 춤도 좋았지만 가장 아름다워 보였던 원씬

 

 

 

 

 

무비컬은 기존의 뮤지컬을 영화 화면으로 옮겨 놓은 것을 말하지만 영화 나인은 정통 무비컬이라고 할 수 없다. 나인에 나오는 뮤직과 춤은 기존의 뮤지컬에 존재해 있던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일상을 훑어 내려가면서 새로운 곡을 삽입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서 영화 나인은 본격적인 뮤지컬영화를 보기 위해서 앉아 있는 관객에겐 지루함을 줄터이고 한 남자의 여성편력과 자신의 아내를 되찾기 위한 심적 갈등을 조금더 굴곡지게 보기 위해서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그런 영화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사람은 여럿이지만 결국은 영화감독역할을 맡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그를 중심으로 맴도는 일곱명의 다양한 연령층의 여인네들이다.

스타트 씬은 천재감독이라고 일컬어지는 감독 귀도를 사이에 두고 일곱명의 그 이름도 찬란한 여배우들이 무대위에 결집한다. 마치 대단한 쇼를 보여줄 것 처럼...하지만 맛만 보여주고 사라지고 그 자리는 귀도의 고뇌가 가득찬다.

귀도는 비록 명망을 얻은 유명감독으로 그가 운신할라치면 수많은 기자들이 따라붙지만 요즘 그의 고민은 어이없게도 첫 단추를 꿰는데 실패하곤 한다는 점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시작이 위태롭다. 제작자와 코디들이 나서서 일을 봐주려고 하지만 무기력에 빠진 그, 그의 곁에 나타난 치명적 매력의 칼라가 그를 유혹한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맡은 이 배역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보다 유혹의 장면을 대신한 그녀의 댄싱솔로는 정말 압권이었다. 아슬아슬, 그녀가 맡나 싶었다.

하지만 정부는 결국 감독 곁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비참한 말로는 이미 정해진 수순, 귀도는 그녀를 보내며 자신의 아내에게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하지만 그녀의 아내는 귀도의 곁에 맴도는 바람끼를 제거하지 못할 것 같아 자신이 없다.

조금씩 멀어지는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을 두고 절대로 촬영작업을 할수 없을 것 같은 귀도, 이어서 하나씩 등장하는 매력적인 여자들, 그 안에는 물론 젊은 유전자를 가지고 유혹의 눈빛을 보내는 여자도 있지만 귀도의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준 어머니(소피아 로렌)와 누나같은 안식처 디자이너 릴리(주디 덴치)도 있다.


한바탕, 인생의 쓴맛을 본 귀도, 자신을 이겨내지 못하고 접은 영화를 완성하기 위해 어려운 발걸음을 한다. 세트장에 들어선 귀도, 카메라 앞에 앉은 그의 뒤로 아내 루이자(마리온 꼬띨라르)가 들어선다. 드디어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귀도의 아홉 번째 이야기가 시작될 찰나, 영화는 끝이 났다.


워낙 쟁쟁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탓에 모든 배우가 함께하는 장면은 처음과 마지막 두 번 나온다. 나머지는 솔로 컷이라고 봐도 된다. 모든 배우가 완성도 면에서 어떤 지 몰라도 한두 가락씩 뽑아냈고 음악적인 떨림이 몇 개 있어 흥분되었다.

비슷한 중량감의 배우들이 줄지어 나오니 그중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배우들을 꼽아보는 것도 기억에 오래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쇼적인 측면에서는 페넬로페 크루즈와 퍼기가 연출한 장면이 인상적이었고 음악은 케이트 허드슨과 퍼기의 것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케이트 허드슨이 부른 귀도, 귀도는 아직도 귀에 남으며 이 장면을 예고편에서 미리 접했기 때문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왠지 호감이 가는 마스크의 아내역의 마리온 꼬띨라르...


영화의 또하나의 즐거움은 배우와 춤과 음악외에 이탈리아의 멋진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노바에서 나왔던 좁은 골목과 지중해식 가옥이 즐비한 해변.


화려하게만 보이는 영화감독, 늘 아리따운 여배우들 사이에서 룰루랄라 할 것만 같아 보이는 그들이지만 귀도처럼 수신제가를 하지 못하고서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쉬어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정통 뮤지컬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좋은 시퀀스, 좋은 음악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운 두 시간이었다.

리뷰를 끝내고 OST를 찾아 들어봐야 할 듯하다...“귀도, 귀도”, “비 이딸리아노”...

 

 

영화 나인 홈페이지 입니다. 멋진 사진과 케이트 허드슨이 부른 Cinema italiano와 퍼기가 부른 be italian이 나오네요

http://nine-movie.com/#/home-page

 

http://nine-movie.com/#/the-mo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