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카운테스 - 회춘을 이유로 백작부인이 흡혈귀가 된 사연

효준선생 2009. 12. 12. 00:28

 

 

 

 

 

 

 

여성에게는 젊음이라는 미끼는 상당한 마력을 가지고 있음을 토로하고 시작했다.

그 때문에 자신 보다 젊고 거기에 남성이라는 잡스러운 것이 침투한 적 없는 처녀의 피는 자신의 회춘을 도와줄 안티에이징 크림정도로 생각한다는 사념.


그럴지 없다고 하겠지만 영화 카운테스의 시대적 배경은 중세 헝가리는 물론이고 지금도 피부에 좋다면 태반부터 시작해 각종 천연, 화공약품을 가리지 않는게 여성의 본능아니겠는가


이 영화 상당히 고어적이다. 그런데도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여성이 드물었다는 것은 자신도 어쩌면 노화에 대해 최소한 저런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동의적 자세가 아니었을까? 혹은 말도 안된다고, 그냥 이상한 영화라고 만 하기엔 역사서에도 유사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예전에는 권력자들의 무소불위가 횡행했기 때문에 황제들은 어린 아이들의 오줌을 마시면 회춘한다고 믿거나 혹은 소녀들의 몸속에 대추를 넣었다가 이튿날 꺼내먹으면 양기를 보충해준다며 갖가지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사용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진시황이 서복으로 하여금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하며 어린아이들을 대동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여기에 버금가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영화 카운테스는 말그대로 백작부인의 이야기다. 그녀가 태어나서 원하는 사랑이 아닌 부모가 정해준 남자에게 시집을 가서 아이를 낳고 전쟁통에 남편을 잃고 우연히 만난 어린 남자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서부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무려 18살이나 어린 남자에게서 그녀는 과연 사랑의 정서를 제대로 느끼기나 했을까. 남자쪽 부친의 농간으로 헤어짐을 마치 그 남자가 자신이 늙고 추해서 멀리하고 어린 여자를 탐하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면서 그녀의 엽기적인 회춘작전은 시작된다. 머리를 빗겨주던 자신의 시종의 피가 얼굴에 튀자 그녀는 그 피를 닦아내며 얼굴이 보드라워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그 이후 그녀의 광기는 도를 넘어서기 시작했다. 수백명의 여자애들은 그녀의 막무가내 피부미백을 위한 희생양이 되어갔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하던 주변의 사람들은 모두 내치면서까지 만용을 부리기 시작했고 이를 눈치챈 성직자와 전 애인의 부친은 공권력을 동원해 그녀를 체포하기에 이른다.


이 영화는 그렇게나 젊은 여성의 피에 집착하는, 어찌보면 불쌍한 여자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허영심 또한 사랑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집착하게 된 기형적 심리공황이라고 볼 수 있다. 어려서부터 식물을 심으니 싹이 나는 것을 보고는 살아있는 병아리를 묻는 장면부터 그녀의 심리기저는 왜곡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마지막 엔딩, 그렇게 많은 희생의 댓가로 얻은 피가 자결한 그녀의 몸에 다시 흘러나왔을때 비로소 그녀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겠지만...


의미심장한 스릴러영화였지만 무섭지 않았다. 줄리 델피의 광기어린 표정연기가 압권이며 미용때문에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한번쯤 미리 봐두는게 어떨까 싶었다.


그리고 어린 남자역의 다니엘 브륄은 어디서 보았나 싶었는데 바스터즈에서 승리를 거둔 독일군 장교로 나온 그 친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