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 웃으며 보기엔 벅찬 강력한 사회적 메시지

효준선생 2009. 12. 9. 00:02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는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은 그 제작과정의 고단함이 그 어떤 영화보다도 짜증이 날 정도로 세다는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으로 다시 말해 인형을 고정시켜 놓고 한 장면 찍고 거기서 아주 미세하게 움직여 놓고 다시 한 장 찍는 식의 방식으로 그야말로 무수한 시간과 노력의 소산이다.

요즘엔 3D, 4D 영화가 득세를 하는 시대지만 이런류의 영화가 주는 상대적인 아날로그적 감성은 거기에 비할 바가 못된다. 인형의 변화가 눈에 보이는 듯하면서도 정감어리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들 제작자의 손길 덕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다.


두 번째 측면은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이다. 처음 듣는 순간부터 조지 클루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걸걸하면서도 조금 느끼한 그의 목소리말고도 메릴 스트립, 오웬 윌슨, 빌 머레이, 애드리안 브로디, 윌렘 데포등 쟁쟁한 배우들이 나섰다. 사람도 아닌 "야생동물"로, 쉽지 않은 캐스팅이었을 게다.


세 번째는 물론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이 영화 단순히 동물과 인간의 대결이 아닌 듯 싶었다. 이니셜 B로 시작하는 악덕 농장주들(배저, 보기스, 빈)은 바로 전직 미국 대통령 부*를 말하는 것이고  여우를 비롯한 주로 땅속에서 굴을 파고 사는 야생동물들은 없이 사는 가난한 서민들을 말하는 것이다고 본 것도 틀린다고 말할 수 없다.


힘들게 마련한 집(실상은 굴에서 간신히 빠져나온)에서 편안하게 살아보려고 했지만 그들앞엔 악덕 농업주 3명이 일종의 생존게임을 걸어왔다. 그들은 오리, 닭, 술을 독점하고 있으며 폭스는 인근의 동물들을 포섭, 그것들을 조금 빼앗아 오는 모험을 감행한다.

그러다가 그곳을 지키는 사나운 개, 그리고 술 창고를 미리 차지하고 있던 시궁쥐와 맞닥뜨리기도 한다. 무엇을 상징하겠는가. 권력과 돈을 움켜진 정치인들과 재벌들,  그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혹은 그들에게서 기생하는 무리들.


폭스는 이웃인 야생동물과 함께 약간의 먹을 거리를 빼앗아와 파티를 벌이지만 그들은 폭스를 그냥 놔두지 않는다. 소방서로 대변되는 공권력을 내세워 집과 먹거리를 온통 물바다로 만들어 놓고 그들을 결국 시궁창으로 몰아넣는다. 그통에 폭스의 조카마저 인질로 잡히게 된다.


마지막 결투는 인질로 잡힌 조카를 구해내는데 온 힘을 쏟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폭스의 승리로 장식되지만 뒷맛은 여전히 씁쓸했다. 아이들이 많이 와선 본 이 영화가 단순히 웃고 즐기는 동물들의 천방지축 소동극만이 아니었음을, 그 이면에 숨겨진 경쟁과 분배의 상호모순에 대해 얼마나 적절하게 설명해 줄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는 성탄절 즈음에 개봉된다고 한다. 모두가 적절하게 잘 사는 세상이라면 굳이 이렇게 무거운 영화가 만들어질리 없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낄낄거리고만 보기엔 역시 메시지가 강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