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모범시민 - 정의의 이름으로 너희들을 용서치 않으리라

효준선생 2009. 12. 6. 13:25

 

 

 

 

 

중국 속담에 사내의 복수란 10년 세월이 걸려도 결코 길다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해 무릇 복수를 하려거든 상대가 그 예전 자신이 저질렀던 과오에 대해 기억조차 가물가물할때까지 복수의 칼날을 갈라는 말이다.

말이 10년이지 10년 동안 복수하나만을 생각하며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말을 바꿔 보면 오늘날 우리는 우리가 당하고 살았던 그 엄청난 물리적 억압에 대해 너무나 쉽게 잊고 산다는 점도 반증된다. 그렇게 오래 복수심만으로 살 수 없듯이 반드시 되갚아 함에도 쉽게 끓어 올랐다가 쉽게 잊고 만다는 것이다.

영화 모범시민은 상당히 반사회적인 범죄물이다. 하지만 그 범죄인은 스스로에게 당위성을 관객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그저 놀라우리만큼 집요하고 계획적으로 자신이 10년이나 묵혀왔던 복수의 칼날을 하나씩 꺼내 휘둘렀을 뿐이다.

영화의 도입부는 비참하다. 어느날 그 남자의 집에 들어온 괴한들, 아내와 딸을 무참히 살해하고 그는 그 장면을 생생하게 목도한다. 범인이 비록 잡히긴 했지만 너무나 간단하게 형기를 마치고 세상으로 나온다. 그 남자의 분노는 전혀 식지 않았는데도...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범은 3년을 살고 나오고 종범은 사형에 처해진다. 여기서 미국의 사형은 약물주사로 비교적 고통없이 죽이는 것인데 어찌된 일인지 사형수는 극도의 고통속에 죽었다.

형무소와 법원쪽에서는 진상조사에 나서지만 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주범역시 잔인하게 살인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둘의 죽음과 연관된 것으로 남자는 교도소에 투옥된다.

한시름 놓은 줄로 알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사건의 범죄인의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와 당시의 재판관, 그리고 자신의 변호사의 어시스턴트까지 무참히 살해당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다.

유력한 용의자는 감방에 있는데 어찌된 일일까? 닉은 처음 사건의 변호사였다. 하지만 그 역시도 범죄의 정당성을 규명하기 보다 결국 원칙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그 남자의 분노를 키우게 된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닉은 조금씩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불길한 기운을 느끼는데...


영화 모범시민은 잘못을 저지르면 죗값을 치루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무게를 두지만 피해자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고통이 되고 그 고통은 법의 테두리안에서 치유될 수 없음을 말해주려고 했다.

그래서 스스로가 처단자가 되어 10년을 하루같이 복수할 방법만 찾은 남자의 이야기다. 심지어 땅굴을 파고 수많은 법전을 읽고, 무기를 사들이는 치밀한 방법을 준비했다. 가족의 무참한 살해를 되갚아 주기 위해서, 이런 점은 중국 무술영화에서 자주보는 복수극이지만 오히려 그의 감정선은 매우 메말라 있음을 보여준다. 전혀 흔들림도 없고 눈물도 보이지 않는다. 피해자의 가족이었다는 점이 믿기지 않고 그저 청부살해업자처럼 보인다는 단점은 아마도 근육질의 제라드 버틀러였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