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사람을 찾습니다 - 당신은 노예로 살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나요?

효준선생 2009. 12. 5. 02:19

 

 

 

 

 

 

 

 

 

우린 지금 제대로 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게 맞나? 그런 의문에 거친 해답을 던진 영화가 바로 사람을 찾습니다다.

한 남자가 다른 사내를 부른다. 그런데 그 사내 겉으로 봐도 정상이 아닌 듯 싶다. 시선은 겁에 질려있고 퀭한 볼과 근육이라고는 없어보이는 몸매, 마치 사건 현장에서 한달정도 매몰되었다가 겨우 구출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사내는 두들겨 맞는다. 마치 개처럼,

남자는 부동산 중개소를 한다. 비교적 여유 있는 삶이다. 부인과 아이들이 있고 동네에 젊은여자와 내연의 관계다. 그뿐이 아니라 원조교제까지 한 모양이다. 여고생이 그를 찾아오면 그는 그녀에게 돈을 쥐어준다.

한편 그 동네엔 개가 사라지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그러면 부동산에서 분실물을 찾는 전단지를 만들고 그 전단지는 사내가 붙이러 다닌다. 동네 아이들에게도 업신여김을 당하면서,


내연의 관계에 있는 인애에게는 맨날 우는 딸이 있다. 남자와 관계를 가질때도 아이는 울지만 달랠 기색도 없다. 대신 그녀는 개를 더 애지중지한다. 그런데 어느날 그 개가 사라졌다.

한참을 찾았지만 종적을 찾을 수 없다. 도대체 그 동네 개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사내는 개밥을 개와 나눠 먹는다. 그리고 개의 정액을 받아 동네 약수터 근처에 뿌려놓는다. 그러면 동네 개들이 발정이 나서 모여들고 그 개들은 그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죽는다.

그렇다 개를 죽이는 사람은 바로 그 사내다.


부동산 남자는 툭하면 사내를 업수이 여기고 주먹질을 일삼는다. 성질이 불같아서 동네 부동산 할배에게 죽어라라고 저주를 퍼붙는다. 거기에 인애와 싸움질까지 한다. 울기만 한 아이가 그 남자의 아이라는 말을 하면서 부터,


그런데 그 할배와 인애가 사라졌다. 모두 사내의 짓이다. 왜 그 사내는 개를 죽이고 사람을 해치는 짓을 하는 것일까?


부동산 남자가 그를 찾아왔다. 마침 개밥을 먹는 사내를 보고는 광분을 한다. 그리고 며칠뒤 자신에게 눈엣가시 같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어느날 혼자 부동산에 있던 그는 사내와 마주친다. 하지만 그 사내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엔딩신은 기가 막히다. 마치 스스로를 주인에게 예속되어 개처럼 살아온 그 사내, 그동안 자신이 주인이라고 믿던 사람을 위해 그가 싫어하는 것들을 제거 했지만 토사구팽이라도 당한 생각에 주인마저 죽이고 다시 자신을 부려줄 새로운 주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어찌 이럴 수가 있나 싶었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그 모습은 바로 우리의 모습에서 별로 어긋나 보이지 않는다. 권력에서, 돈에서, 종교에서, 그리고 우리를 옭아매어 내 정신을 노예로 만들어 버린 것들 속에서 우린 그게 몸에 배인 것은 아닐까? 마치 하루라도 인터넷을 하지 못하면 금단현상을 보이는 수많은 블로거들처럼


설마 내가 노예? 라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이미 우린 물질의 노예가 된지 오래다라는 말에 쉽게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영화 제목 사람을 찾습니다는 영화속에서는 주인을 찾습니다로 그리고 감독이 관객에게는 자아를 찾습니다로처럼 들렸다.

굉장히 센 영화였고 섬뜩하기도 한 영화였지만 스스로를 투영해 본다면 과연 우리를 노예로 부리는 보이지 않는 이 세상의 주인은 누구인지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