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웰컴 - 사랑을 찾아 온 청년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

효준선생 2009. 11. 16. 01:52

 

 

 

 

 

 

 

 

 

자신이 태어난 이라크 쿠르드를 떠나 밀입항한 프랑스, 17세의 청년 비랄은 최종 목적지인 영국으로 가려는 꿈을 접지 않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간지인 프랑스에서 그는 수용소에 갇힐 처지이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비교적 자유롭게 지낸다. 그런 그의 눈에 수영강사 시몬이 보였다. 비랄이 수영을 배우려는 목적인 단 한가지 프랑스와 영국 사이에 가로 놓여 있는 도버해협을 수영으로 건너기 위함이다.

시몽은 황당한 계획임을 알고 만류하지만 비랄의 영국행에는 그만큼 절실함이 있다. 바로 영국에 자신의 고향친구이자 사랑하는 여인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비랄은 웃으며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에서 선수로 뛰고 싶다고 말했지만 그의 꿈은 그저 꿈일 뿐이었다. 시몽은 그런 비랄을 물심양면으로 돌봐주면서 반대로 프랑스 이민국정부로부터 사사건건 감시를 받게 된다. 거기에는 이민족출신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곱지 못한 시선도 한몫을 한다. 차를 태워줘도 그의 집에 데려가도 그때마다 신고를 해대는 이웃 때문에 시몽은 힘겨워 한다. 그러면서도 비랄을 돕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시몽이 비랄을 돕는데 매달리는 것은 그 자신의 전처가 난민보호단체에서 봉사를 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시몽도 그런 부인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이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제 반대로 위험에 처한 시몽에게 전처는 더 이상 비랄을 돕지 말라고 하지만 시몽과 비랄은 새로운 국면에 마주치게 된다.


비랄역을 맡은 청년은 딱보기에도 수영을 잘하게 생겼다. 영화 마지막 신에서 그게 진짜 바다는 아니겠지만 사력을 다해 영국쪽으로 헤엄쳐가는 그의 모습은 사랑을 위해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 그의 무지막지하지만 숭고한 정신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되었지만 영화 웰컴은 제목처럼 이방인을 진심으로 반기지 못하는 프랑스와 영국인들을 고발하고 있는 결말을 내놓았다.

시몽의 이웃은 사사건건 트집을 잡으며 그를 힘들게 한다. 그런데 그의 집앞에 놓은 발매트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웰컴이라는 글자가 씌여있다. 하지만 그로 상징되는 프랑스인에게 비랄같은 난민은 왜 환영받지 못하는 것일까.


시몽이 전처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비랄은 자신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저 험한 바다를 헤엄쳐 갈 생각을 하는데 자신은 떠나가는 자신의 부인을 위해 길하나도 건너지 못했다고...


마지막 장면, 비랄을 대신해 영국으로 간 시몽, 비랄이 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전처가 끼던 반지를 건네주는 장면 뒤로 실제로 맨유의 경기장면이 보인다. 어쩌면 맨유야 말로 인종과 국적이 섞인 용광로 같은 세상이 아닐까 싶었다. 특히 골을 넣은 호날두는 포루투갈선수이고 한국의 박지성도 유명 축구선수가 아니었다면 그저 이방인에 불과했을 존재일텐데...


수영선수가 되어 당당하게 영국으로 갔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은 아마 다른 관객들도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탄탄하고 안정된 스토리와 편집, 그리고 시몽(뱅상 랭동)과 비랄(피랫 아이베르디)역을 맡은 배우들의 호연이 왜 이 영화가 베를린이 극찬한 영화라는 문구에 손색이 없는지를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