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내눈에 콩깍지 - 눈 한번 딱 감으면 모두 절세미인인 것을...

효준선생 2009. 11. 15. 02:16

 

 

 

 

 

지독하게 여성에 대한 미추(美醜)를 따지는 사람이 있다. 수만가지 조건을 들어 만나야 하는 남자에 대해 묻는 여자가 있다. 하지만 그 남자는 그여자에 대해 딱 한가지만 묻는다.

“예쁘냐”


자신은 세상의 모든 여자가 부러워할 만한 조건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여태 솔로인 남자가 있다. 어느날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 정말 이상한 후유증을 앓게 된다. 이른바 미적시각 일시 중단 증후군, 다시 말해 뇌에 충격을 받아 시신경에 장애가 와서 추녀가 일시적으로 미녀로 보인다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그에게 바로 나타난 여자는 뻐드렁이에 주근깨가 좀 있는 “못생긴 여자” 왕소중이다. 그녀는 애완동물 전문잡지 기자인 모양이다.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한 강태풍,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왕소중에 세상에서 가장 예쁘다고 닭살 멘트를 연신 날린다.

아니 아예 다음날 날 잡아서 하루종일 부산을 헤집고 다니며 놀러 다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예쁜 여자는 천하의 박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 강태풍은 기념이라면서 왕소중의 추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며칠동안의 해외 출장에서 돌아온 왕소중앞의 남자는 그녀를 못알아본다. 하도도 변한 게 없어보이는 데도 심지어 폭탄이라고 지칭한다.

드디어 정상으로 돌아온 남자, 실망을 한 왕소중은 잠시 낙담을 하다가 이내 자신의 생활로 돌아간다. 마치 자신이 돌보는 개에게 물렸다고 치는 것일까?

그런데 남자는 이상한다. 못생긴 여자 싫어서 떠났으면 그만인데도 사소한 이유로 월등한 유전인자를 가진 쭉빵걸에게 실증을 느끼고 왕소중과의 짧은 추억을 되새기는 것일까?

지나치게 작위적이긴 한데 또 이런 남자를 별다른 멘트도 없이 신난다고 받아주는 여자도 심심하다. 너무 싸보이지 않나?


영화 내눈에 콩깍지는 흠이 더 많은 영화다. 일본 작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서 한국인의 정서와 동떨어지고 오버스러운 면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저런 행동을 하고도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건 한국 여성에게 무척이나 힘든 사실이다. 물론 일본여자라면 모르지만...

영화에는 닭살멘트가 유난히 많다. 그리고 배우 이지아의 추녀 캐릭터는 두가지다. 아니 머리 안감아 부스스한 것 까지 세가지다. 화면상에서 보이다 시피 수시로 넣다 뺐다 하는(고의로 그렇게 보여준거라고 믿지만) 부정교합과 뻐드렁이와 주근깨, 돈이 그렇게 많은 남자라면 그정도는 아주 쉽게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물론 해피엔딩이고 유치하고도 찬란하게 부산 바닷가에서 나잡아라 봐라 하고 끝이 난다. 그런데 남자의 사고가 여자의 강아지 때문에 발생했다고 서술해주는 장면에서는 뭐냐, 그럼 이 사랑도 결국 인연이란 것이냐?


어쩌면 나중엔 일본 배우들로 캐스팅해서 찍을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차라리 그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평생 미인인 여자가 어디에 있겠나 그저 마음씨 곱고 나랑 맞으면 그게 최고의 미인이지. 영화는 늘 하던 얘기를 진부하게 또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