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서평]책 읽고 주절주절

책 지어도 돼? -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남자가 아니라 집!!

효준선생 2009. 11. 11. 12:45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집을 갖길 원한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소망하기에 정말 큰 돈덩어리라 쉽게 얻을 수 없다. 평생을 자기 집 한번 갖지 못한 채 세상을 하직하는 사람도 많다. 아니 가지지 못한 사람이 가진 사람보다 많은니까 한편으로는 체념하거나 포기하고 남의 집에서 사는 사람도 많다.


소설 지어도 돼? 는 30대 독신여자의 자기 집 짓기 이야기를 근간으로 거기에 사랑에 대한 애꿏은 치기도 조금 들어가 있다. 페이지수도 채 160p가 안되는 중편이다. 이 소설이 주목을 끄는 이유는 표지 때문이다. 마치 다락방을 공주님 취향에 맞춰 꾸며 놓은 듯, 우리가 어린 시절 내방을 달란 말이야 라고 부모님에게 나름대로의 독립을 요구하던 시절, 누구나 한번쯤 꿈꾸었던 그런 스타일이 방이 떡하니 놓여 있다.


마리는 외국 수입제품을 취급하는 작은 오퍼상에서 근무한다. 물론 30살이 조금 넘은 노처녀인지라 주변에서는 그녀에게 시집을 가려고 채근이 여간 아니다. 한번은 그녀가 선본 남자가 마음에 들었다. 그 남자의 직업은 건축설계사를 겸한 인테리어 업체의 대표.

선 본 자리였지만 은근히 이야기가 잘 통한다고 생각한 그녀지만 당일 헤어지지 직전 그 남자가 게이라는 사실에 절망한다.


그리고는 한동안 결혼이라는 것을 잊고 있던 그녀에게 부자 싱글 이모가 그녀에게 맨션을 넘겨주겠다고 하자 그녀는 불연듯, 내 집이라는 생각에 몰두하게 된다. 이모의 맨션을 부모님에게 주고 부모님이 도쿄외곽에 사둔 땅에 자신의 취향이 듬뿍 들어간 집을 짓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도움을 줄만한 사람은 선본 남자뿐이다. 용기를 내서 찾아간 설계사무소, 그녀는 어렵사리 자신의 취향을 설명하고 결과물을 기대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집을 다 짓고 거기서 잘먹고 잘 살았다는 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이 소설은 참으로 허무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한다. 선본 남자 게이라 아니란다. 나도 알아. 그런데 왜? 그남자 좋아하는 여자가 있나봐, 자리 잡히면 결혼 할 것 같더라고...


마리는 자신이 마음을 두고 있는 남자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집을 짓는다는 이유로 남자에게 접근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남자를 자기 남자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집을 만드는데 집착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홍보하는 문구도 그러하다. 사랑보다 내집을...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을 하나 골라보자면...아파트는 내가 발을 딛고 서있는 이 바닥이 아랫집의 천장이 된다. 그리고 내가 기대고 있는 벽이 내가 모르는 옆집의 벽이 된다. 하지만 단독 주택의 경우 이웃과 내 집은 아주 좁은 간격이라도 떨어져 있다. 비로소 내집이라는 느낌이 들게 된다. (본문의 내용을 기억해서 나름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임)


여러분은 내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 늘 하시죠? 저도 그렇답니다. 언제나 소원이 이루어 지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