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파주 - 언니 사랑했어요? ...그럼 나는요?......

효준선생 2009. 10. 27. 00:17

 

 

 

 

 

 

 

 

 

파란의 러브스토리, 형부와 처제의 사랑, 불안한 눈빛의 그녀, 미스테리 심리극...

이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서브젝트는 무엇일까? 아마 두 번째가 아닐까 싶은데 영화 파주를 다 보고 난 느낌은 과실치사로 인한 범죄극 그리고 약간의 그로테스크한 로맨스가 답은 아닐까 싶었다.


광고 카피와 신문기사들이 써대는 관음증적인 한줄 기사를 보다보면 정말 그래? 하고 호기심을 잔뜩안고 들여다 보려는 마음이 차게 마련이다. 그래서 영화 파주는 뭔가 고급스럼 비밀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미리 받고 대했다. 결론부터 말할 수 없다. 스포일러가 아니라 영화를 다보고 나서도 마치 끝을 다보지 못해 좀 갑갑한 마음이 들어서다.


귀가를 하면서 전체적인 극 내용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후딱 가버렸다. 무대인사차 올라온 이선균이 이 영화는 3번은 봐야 이해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말도 일리가 있다.


중식(이선균 분)은 운동권이다. 파주로 들어와 공부방 선생을 한다. 그곳에서 만난 최은수(심이영 분)와 결혼을 하고 신혼 살림을 안다. 그녀에게는 부모없이 여동생 은모(서우 분)가 있다. 평범한 여중, 여고생이지만 그들의 생활을 엉망으로 만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은모의 미고의성 실수로 인해 언니가 사망하지만 은모는 이 사실을 모른채 가출을 했다 돌아온다. 언니가 교통사고로 죽은 줄 안 은모는 아주 잠시 형부인 중식한 한집 살림을 한다. 대학을 준비하던 은모는 집으로 찾아오는 운동권 사람들이 못마땅하다. 그중에는 예전 중식이 사랑했던 여자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중식은 다시 경찰서에 체포되고 은모는 여행을 이유로 중식 곁을 떠난다. 3년뒤 중식은 출옥한뒤 파주일대 철거반대위에서 위원장으로 일하고 그런 중식을 찾아온 은모는 그가 답답하기만 하다.

한편 은모는 보험회사로부터 언니의 죽음에 대해 이상한 점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중식을 의심한다. 이를 알 리 없는 중식은 어느날 밤 은모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다.


줄거리는 간단하지만 시간을 초월한 플래시백이 많고 전체적인 배경이 파주라는 작은 공간을 벗어나지 못해 특히 여주인공 서우의 강력한 동안이 변화가 없어 자못 헷갈리기 일쑤다.

이 형부와 처제는 서로 끌림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았다. 아주 잠시 운동권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에 대해 얘기하던 것을 듣고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것을 사랑의 감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 중식이 은모에 대한 감정은 단 한번도 보여지지 않았다. 그런데 왜 중식은 은모에게 그런 얘기를 한 것일까?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일종의 과오를 안고 있다. 차이점은 남자는 그 두개의 과오를 모두 알고 자신이 책임지려고 하지만 여자는 두개의 과오를 하나도 모른다는 데 있다. 불과 관련된 트라우마는 연신 남자를 괴롭힌다. 선배 아기의 화상, 가스폭발 사고, 그리고 철거현장에서의 화염병등등, 하지만 남자에게 이런 것들은 자신이 직접 풀어야할 업보로 생각하는 것 같다. 중식이 은모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것도 어쩌면 거짓인지 모른다. 그렇게 해서 정을 떼려고 한 것인지도, 철거반대 대책위에 있으면서도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웠을때 자신을 고발한 은모에게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설사 그녀가 길을 잃은 한 마리 양이 아니라고 해도 말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은모의 순진무구한, 아니 세상이치를 관통한 듯한 이중적 시선에 스크린은 드디어 엔딩 크리듯을 올렸다.


형부와 처제의 한국 사회에서는 있어서는 안될 터부를 과연 깨트릴까에만 관심을 두고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면 그건 실망스러운 일이다. 이선균의 살색연기는 차라리 자신을 버리는 몸부림이었다. 트라우마를 깨지 못해 두 번째 사랑도 어그러질 타임에 찾아온 각성, 하지만 그 사랑도 한 순간에 재로 날아가 버렸으니, 그걸 알고 있는 중식이 은모를 바라보는 눈빛은 그저 애증의 눈빛이어야 하지 않을까?


시종일관 불안하게 흔들리던 서우의 눈빛은 본인만 모르는 자신의 과오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걸 이해해야만 영화 파주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 영화 절대로 말랑한 상업적 대중영화가 아니라는 평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영등포 씨지브이 스타리움에 무대인사차 나온 영화 파주의 배우들. 관객 백만명당 하나씩 선균오빠가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고 하는 서우, 관객들은 귀엽다고 아우성이다. 그녀의 나이 스물하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