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토끼와 리저드 - 배우 성유리에게 말걸다.

효준선생 2009. 10. 25. 00:08

 

 

 

 

 

 

 

1980년대 중반 어느 시골길, 버스는 위태롭게 굽이굽이 산길을 돌다가 산아래로 쳐박히며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그안에 있는 사람들중 아이 둘이 살아 남는다. 하지만 그중의 한 아이는 구조과정에서 부상을 입는데...


영화 토끼와 리저드는 매우 드라이하다. 한국인과 한국계 입양아가 출연하지만 그들은 결코 한국식의 신파를 보이지 않는다. 최소한 전반부에서는...좀 심하다 싶을 정도인지라 저 아이는 심장이 없나봐. 부모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도 마치 미이라처럼 걷기만 하고...


줄거리는 지나칠 정도로 단순하다. 입양아 출신의 메이가 한국에 23년만에 돌아온다. 그리고 부모를 찾아 나섰으나 두분 다 돌아가셨고 자신은 몇 달후 미국으로 입양되었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이제 더 이상 그곳에 머물일이 없었지만 그의 앞에 나타난 한 남자가 있다.


택시운전을 하는 남자는 심장병이 있다. 수시로 발작을 하고 어쩌면 오래 살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 남자의 부모역시 사고로 숨을 거두고 말았다. 1985년 어느날...


이렇게 단순한 구조임에도 시종일관 극을 끌고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동선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택시를 타거나 걷거나 아니면 잠시 그 자리에 앉아있는 것인데, 뛰는 모습은 단 한 컷에 불과했으니 얼마나 싱겁게 화면이 흘렀는지 알 수 있다.


이 영화의 힘은 거의 대부분 뒷부분에 뭉쳐있다. 예서역(메이가 어린 시절 살았다고 하는 기차역)을 둘러싼 남자와 여자와 관련된 이야기들,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지만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토끼를 보면서 그들은 하나의 단서를 떠올린다. 남자의 기억 저 아래에 잠재된 빨간 토끼의 정체를 말이다.


세상에 빨간 토끼가 있을 수 없을 것 같지만 남자가 본 빨간 토끼는 바로 1985년 사고현장에 있던 그 토끼였다. 피가 묻은 토끼를 본 것이다.


영화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소품을 많이 사용했다. 토끼를 비롯해, 지갑, 담배, 바람개비등...그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면서 남자와 여자의 과거가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토끼는 찾았고 여자의 몸에 남은 리저드(흉터)는 맨마지막 철길위의 도마뱀(리저드)처럼 재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남자역할의 장혁과 여자역할의 성유리 투톱의 힘으로만 끌고 가는 영화였는데 주목을 받는 것은 스크린 데뷔작인 성유리였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이 분주해지더니만 배우와 감독이 등장했다. 일순 실내가 시끄러워졌고 이곳저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퇴장하면서 극장 입구에서 일초정도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영화 잘보았습니다 라고 하자 그동안 많이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가벼운 목례가 돌아왔다.

 

 

 

 

2009.10.25 메가박스에서 무대인사를 하는 감독, 장혁, 성유리..인사를 하도 급하게 하는 바람에 사진 두장찍는 사이에 퇴장을 한다.

성유리 얼굴은 완전 하얗게 나와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