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 왜 우린 행복한 대통령을 가질 수 없을까

효준선생 2009. 10. 24. 04:34

 

 

 

 

 

 

 

 

"행복한" 대통령 부재의 시대에 국민에게 웃음과 대리만족을 시켜주는 영화로 보인다.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는 장진이라는 걸출한 이야기꾼이 풀어놓는 유쾌, 통쾌, 상쾌한 영화였다. 그런데 뭔가 자꾸 아쉽게만 느껴지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를 비롯한 관객들은 낄낄 거리며 간혹 박수를 치며 즐거워 했지만 그 즐거움의 휘발성은 너무 강해서 아니 너무 빈번해서 극장문을 나서자 기억조차 잘 나질 않았다. 사람들이 말하는 올바른, 아니 우리가 갖고 싶어하는 대통령상이라는 것도 모두 허구이며 절대 그런 대통령을 가져 본 적도 앞으로도 가질 확률이 없다는 사실에 급격하게 절망하고 말았다.


감독이 말하기를 절대로 현실과는 관련없이 그저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주지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등장인물 아무개는 아무개 대통령이며 저 사람은 또 누구이며라도 대입을 시킬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김정호(이순재 분)은 김대중 전대통령, 차지욱(장동건분)은 이**, 한경자(고두심분)은 앞으로 등장할 진보진영의 여성인물(대충 이름과 외모, 배경등에서 짐작은 가지만 말할 수 없다)과 흡사하다.


하필 장동건이 떡볶이 이야기를 하다니, 역설적으로 풍자라고 한다면 모르겠지만 그런 그가 신장병에 걸린 한 사람을 위해 신장을 떼어주고 그의 인기도가 상승했다고 하니 왜 하필이면 잘생긴 장동건이를...


각설하고 영화는 세명의 대통령을 한두가지의 사건과 연결시켜 그들의 행위를 들여다 보았다. 차례로 대통령도 복권에 당첨될까? 미국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여성대통령도 이혼할 수 있을까? 이게 가장 큰 줄거리였다.


개인적으로는 장동건이 나온 분량에 관심이 많이 갔다. 보기만 해도 후광이 나오는 그인지라...조연급들의 연기도 좋아보였다. 특히 주방장으로 나오는 그분(이문수)..처음 보는 연기자인데 매우 안정적으로 보였다. 그리고 여성 보좌관으로 나온 장영남, 또 집행자에서 사형수로 나온 그분(김재건)등등...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열연을 해준 장진 감독의 페르소나중 한명인 임하룡등등


그런데 이 영화의 단점을 하나 꼬집으라면 시대정신과 풍자가 좀 약해보였다. 외곽에서 맴돌다 주저 앉은 기분이 들었다. 좀더 진중하고 사건을 짜임새 있게 전개했으면 어떠했을까 싶었다. 복권이나 이혼같은 물론 기발하지만 전개와 결말이 뻔한 에피소드가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두고 갈등했을 것 같은 이야기들 말이다.


장동건이 맡은 차지욱 대통령이 말했다. 자기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 세가지는 주사맞기, 그리고 아들이 뭐 물어본다고 할때, 그리고 촛불시위라고 했다. 두가지는 영화에서 그 이유를 대강이라도 설명했지만 왠 촛불타령인지...


정말 무서운 것은 이렇게 오랜만에 웃을 수 있는 영화가 나왔음에도 우리에겐 국민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대통령과 최고 지도자들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현실과 동떨어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오래 웃을 수가 없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