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하바나블루스 - 우정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음악으로 풀어내다

효준선생 2009. 9. 16. 16:07

 

 

 

 

 

 

 

 

쿠바라는 낯선 나라가 한국인에게 준 이미지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카스트로, 체 게바라, 시가담배, 레게음악, 그리고 야구와 배구 이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쿠바의 수도는 중학교 사회시간에 아바나라고 외운 기억이 난다.


그것말고는 공산국가로서 북한에 버금가는 적성국가였던 어린 시절의 기억, 미국을 가장 힘들게 만든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강요된 이미지가 기억속에 남아 있던 것 같다.


그렇게 먼 나라지만 한때 대한민국 음악계에도 레게음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93년에서 94년 무렵 적지 않은 가수들이 어줍잖게 이름도 외양도 생소한 차림으로 가요계에 등장해서 1~2년간 반짝 했던 적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졌다고 쿠바의 음악도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어를 쓰고 카리브해에 사는 열정적인 그들이 만들어 내는 땀냄새 물씬 나는 그 음악을 이제 영화를 통해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바로 하바나 블루스다. 제목에서부터 이 영화에서 음악을 빼면 시체겠다 라는 연상이 된다. 바로 그렇다. 대사를 제외하면 주인공들은 멋진 가창력으로 관객의 귀를 시원하게 해준다. 원시적인 노래들이다. 힘이 있다. 제3세계 음악에 심취했던 한때의 기억이 되살아 난다.


댄스도 가능하다. 그저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면 된다. 하지만 그뿐이 아니다. 그안에는 가사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처한 힘든 삶의 여정이 녹아있다. 가사전달이 되지 않아도 좋다. 영화는 혹시라도 룰루랄라 인생은 즐거워라고 오역이라도 할까봐 현실세계에 쿠바 서민들의 생활상을 고스란이 보여주고 있다.


루이와 티토, 오랜시절 없어서는 못하는 단짝 친구이자 밴드의 실력자, 루이는 자신을 제외한 가족들이 미국 밀항을 기도하는 것 때문에, 티토는 더 큰 시장인 스페인으로 가서 자신의 역량을 키워보겠다는 야심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다. 그러던중 기획자들의 달콤한 제안이 들어온다. 자극적인 노래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이다.

하지만 루이는 그 제안이 독이 든 성배임을 잘알고 있다. 가족과 티토의 바람을 뒤로 하고 그는 모든 사람들 앞에서 멋진 콘서트를 열 준비를 한다.


앞에 언급했지만 이 영화는 음악이 쉬지 않고 흘러 나온다. 그중에서도 콘서트 장면에서 나오는 음악들은 알짜로만 선정한 듯 싶다. 그리고 노래 중간에 배경으로 나오는 루이의 가족과 티토의 스페인행...오랜만에 보는 음악영화, 낯선 나라의 영화지만 수작임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