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황금시대 - 돈에 대한 다양한 이미지네이션, 영화사이의 진폭만 크다.

효준선생 2009. 9. 12. 02:02

 

 

 

 

 

 

 

120분이 넘어가는 초대형 장편도 힘에 부치지만 달랑 1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속에서 이야기를 옹골차게 보여주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특히 단독 단편이 아니라 무려 10명의 감독이 돈이라는 주제 하나를 놓고 각기 다른 소재와 시각을 선사한다는 것 자체가 크나큰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하기사 단돈(?) 500만원을 들여 10분짜리 영화를 찍는 것도 버거워했다니 영화제작의 속내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영화 황금시대는 전주국제 영화제에서 숏숏숏2009 라는 제목으로 선을 보인바 있고 가을이 되서야 황금시대란 제목으로 선을 보인 것이다.

10명의 감독이 이른바 미션을 받았다. 제작비 500만원, 알아서 찍고 나중에 합치자. 이렇게 만들고 순서를 정하고 중간에 아주 심플한 다리를 놓고 해서 만들어진 영화.

 

문제는 그안에 무엇이 담겨져 있냐다. 주제는 돈인데 그 돈이라는 게 우리가 말하는 버는 것, 쓰는 것뿐이 아니라 사람을 죽이는 무기도 되고 또 남녀 사이의 추억의 연상물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점이 좀 아쉽다. 우리가 실상 돈을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러면서도 돈만 밝히는 속물이라고 하면서 비하하는 그 돈의 실체를 과연 제대로 드러냈을까?

 

이상하게도 열명의 감독중에는 돈의 본연의 기능인 벌기와 쓰기에 좀더 깊게 카메라를 들이민 사람이 없어 보였다.

가장 먼저 등장한 유언을 보자, 아는 형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유로 술처먹고 가게 안에서 횡설수설하는 두 남자, 과연 그들은 돈의 속성에 대해 얘기하는가?

 

둘째로 나온 담배값, 리포트는 담배피는 여학생을 꼬셔서 작위적인 기사를 딴다. 여학생은 노숙자에게 담배심부름을 시키고 하지만 그 노숙자는 촬영임을 알고 도망을 친다. 하지만 여학생은 자신을 다치게 한 노숙자를 해코지 한다.

물론 담배값이라는 제목이 달려 있지만 이 영화는 돈이라는 매개보다 극의 구성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동전모으는 소년은 더더욱 이상한 용도로 돈을 사용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반전도 강하고 한마디로 임팩트가 있는 영화였다.

 

나머지 영화중에 페니러버만이 동전을 매개로 사랑을 추억하며 나머지는 돈때문에 치고 받는 현대인의 생활을 그다지 현실감없이 무미건조하게 그려냈을 뿐이다. 

 

옴니버스 영화는 개개인 마다 호불호가 있지만 차라리 4~5편만 찍고 좀더 내용이 실렸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특히 가장 빨리 달리는 남자와 백개의 못, 사슴의 뿔은 사족과도 같은 영화라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