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코코샤넬 - 당신의 잠옷도 샤넬 넘버 5인가요?

효준선생 2009. 8. 22. 01:11

 

 

 

 

 

명품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살 여력도 안되지만 그래도 샤넬 브랜드를 모를 수는 없다. 명품중에서도 명품으로 손꼽히는, 그래서 조금은 고루한 느낌까지 주는 샤넬은 이름자체가 한 여성의 인생이 고스란이 녹아있다.

 

샤넬의 원 이름은 가브리엘이지만 코코라는 애칭으로 더 잘알려져 있으며 영화 코코샤넬은 그녀의 전반기 인생을 조명하고 있다.

 

영화 코코샤넬을 접하면서 많은 젊은 여성들은 샤넬 리스트가 주루룩 나오지 않을까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샤넬 제품이 등장하기 전 다소 따분하고 촌스럽지만 그 당시 파리를 주름답던 패션만을 눈이 시리도록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샤넬의 인생중 딱 절반 정도만 보여준다. 물론 디자이너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장면은 마지막 신에서 등장하지만 그녀의 명성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대신 그녀의 빈한한 출생, 고아처럼 자라나고 바에서 노래부르던 어린 시절, 그리고 패션의 창조자로 조금씩 이름을 날리던 모습, 그리고 그 사이사이의 사랑과 절망등...만약 후반기 그녀의 죽음까지 모두 보여주기로 작정했다면 너무 지루하지 않았을까.

샤넬 역을 맡은 오드리토투의 열연도 돋보였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여인들의 의상은 이질적이면서도 눈에 있었다. 마치 화가의 그림속에 등장하는 그런 모습 말이다. 어찌 보면 여성을 옥죄이는 코르셋이야말로 동양의 전족과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샤넬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다. 그녀는 옷을 디자인하면서 남성의 미적감각을 충족시켜주는 게 아닌 여성이 입어서 편한옷을 디자인하는데 최우선을 두었다. 그래서 그녀의 옷들은 당시 화려하기만 하고 거추장 스런 옷들 사이에서 심플하다못해 하녀들이 입는 옷처럼이나 단촐하게 보였다.

 

한편 그녀의 사생활은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자막으로 설명한 것처럼 그녀는 평생 독신으로 살았으며 죽는 그 순간에도 작업장에 있었다고 전한다. 마릴린 먼로가 자신의 잠옷은 샤넬 넘버5라고 해서 입소문을 탄 것처럼 샤넬이라는 브랜드의 가치는 검정과 흰색을 바탕으로 마치 동양의 상감문양을 한 독특함에 인상적이다.

 

유난히 무채색을 좋아했던 그녀, 그녀의 삶역시 무채색임을 지향하지 않았을까? 영화 코코샤넬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