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충만 리뷰/[영화평Ⅰ]요즘 영화리뷰

영화 조용한 혼돈 - 홀애비 아빠 학교앞을 접수하다.

효준선생 2009. 8. 23. 00:30

 

 

 

일밖에 모르는 남자가 있다. 회사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아 승승장구하지만 가정에는 무관심하다.

동생과 해변에 놀러 갔다오면서 물에 빠진 여인을 구한다.

그런데 집에 와 보니 아내는 돌연사하고 남은 딸아이는 아빠의 부재를 탓한다.

 

남자는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방과후까지 학교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약속한다.

어색하지만 남자는 환경에 적응한다.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남자는 식사도 하고 신문도 읽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그리고 그 다음날도 마찬가지 일상이 되어 버렸다.

 

회사에서의 일은 반대로 시끄러워 진다. 남자는 회사일에 신경을 끄고 학교앞에서의 생활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가 그토록 일에 매진할때 풀리지 않던 일들이 신경을 꺼버리니 도리어 술술 풀리기 시작한다.

 

미국회사와의 합병이 논의되고 남자는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음에도 전임자는 해고되고 남자에게 이탈리아 지점장의 자리가 제의 들어온다.

그야말로 횡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남자는 또다시 일에 매달리면 딸아이를 돌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잠시 머뭇거린다.

 

이런 저런 일상, 학교앞은 그의 주무대가 되고 사람들은 그의 앞을 지나가거나 일부러 찾아오기도 한다.

 

영화 조용한 혼돈은 남자의 일과 가정사를 씨줄과 날줄로 엮어 그 주요 무대를 딸아이의 학교앞 공터로 한정해 두었다.

얼핏 보면 아무일도 없는 듯 싶지만 그가 접수한 이 학교앞 공터야 말로 카오스가 아닐까 싶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이 구해준 물에 빠진 여자가 수소문 끝에 그를 찾아온다. 그리고 그녀와의 밀애...

 

영화는 아빠의 모습을 섬세하게 부산스럽지 않게 그려내고 있으며 시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아버지 역의 난네 모레티라는 배우...기억에 담아둘 만 하다.

 

또하나 이탈리아 사람들의 패션감각, 매우 뛰어나다. 색감과 매치가 단조로우면서도 고급스럽다.